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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투자 재개 가능성에 '설왕설래'…삼성, 연내 P4·P5 투자 검토 돌입 [소부장반차장]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단했던 평택 반도체 캠퍼스에 대한 투자를 연내 다시 검토할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실적 불황 등으로 멈췄던 평택캠퍼스 5라인(P5)을 다시금 추진해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다. 이밖에 지난해 건설이 중단된 P4에 대한 일부라인의 구축도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리고 P5 투자 시점과 방안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아울러 연내 투자 심의 회의를 개최하고 투자 재개 가능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투자 심의 회의의 구체적 일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2분기 말부터 3분기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 집행하던 P5 기초 공사를 멈추고 기존에 짓기로 했던 파운드리 라인 P4 페이즈2(Ph2)·페이즈4(Ph4) 구축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메모리 시황의 장기 둔화 지속에 따라 감산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자체 파운드리 공정 가동률 마저 하락한 여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말께 미국 테일러시와 평택캠퍼스에 대한 투자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지속된 시황 둔화로 이 계획 시점을 다소 미룬 바 있다.

그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강해지고, 온디바이스AI 발 저전력D램(LPDDR5X) 등의 수요 상승에 따라 하반기 시황이 밝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막대한 재고와 중국발 양산 확대 영향을 받은 범용 D램 역시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투자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로 거론된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작년 1a D램과 HBM 등의 재설계(Revision)를 추진해온 만큼 시기에 맞춘 생산능력 확대로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1b, 1c 등 신규 D램 공정 진입과 HBM4 및 베이스 다이 등 차세대 라인업 구축을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터라, 이를 뒷받침할 생산능력을 시의적절하게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DS)부문이 적자를 해소하지 못한 부분이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D램에 대한 수요나 저조한 파운드리의 가동률이 언제쯤 확보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미국 테일러시 팹에 대한 투자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시황 악화로 이 결정을 후일로 미룬 바 있다.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투자 향방이 협력사나 국내 경제 상황 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도 "작년에 실적 악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온 탓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P5는 4개 구성으로 이뤄진 P4와 달리 8개의 클린룸이 들어서는 대형 팹이다. 정확한 용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함께 들어가는 종합 동으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연내 착공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중단됐던 P4 Ph2, Ph4에 대한 투자도 함께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P4 Ph2와 Ph2는 당초 파운드리 라인으로 작년 중 착공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저조한 파운드리 가동률에 따라 공사가 일시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Ph2 등을 메모리로 용도 변경하는 안도 함께 고려되고 있으나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P4 Ph2, Ph4에 대한 설비 반입 및 공사 재개 역시 투자심의회의의 안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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