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425억원 'AI 바우처 사업' 본격화…선정 기업 공통점 살펴보니

이나연 기자 , 김보민 기자 , 이안나 기자
세종파이낸스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파이낸스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이나연 이안나 기자] 정부가 올해 425억원 규모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이용권(바우처) 지원사업' 선정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AI 기술 공급과 수요를 연결해 디지털 전환 촉진 및 기술 확산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 바우처 공급기업에 선정된 중소 IT·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자사 AI 제품·서비스(AI 솔루션)를 적용할 수요기업을 모집 중이다.

오는 5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7개월간 운영되는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2020년 도입됐다. 올해는 425억원 규모로 200개 내외 과제를 선정해 지원한다. 특히 작년 9월 발표한 '전 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과 연계해 분야별 수요처를 확대하고 국내 AI기술 해외 진출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AI 바우처 사업은 일반·의료·AI반도체·소상공인·글로벌 다섯 분야로 구분해 공모 형태로 과제를 모집했다. AI 솔루션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과 의료기관, 소상공인에 최대 2억원 상당 바우처를 각각 제공한다. AI 솔루션을 보유한 공급기업에는 판매한 AI 솔루션에 대한 대금이 지급된다.

최근 AI 기반 보안 시스템을 향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보안업계에서는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 AI 바우처 공급사로 선정됐다. 안랩과 모니터랩, 파수 등은 기존 주력 제품군에 AI 기술 더하는 방식으로 고도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성남 분당구 안랩 사옥
성남 분당구 안랩 사옥

안랩은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V3 제품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형 보안 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 ▲엔드포인트 탐지및대응 솔루션 '안랩 EDR' ▲샌드백스 기반 지능형위협(APT) 대응 솔루션 '안랩 MDS' ▲보안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및대응(SOAR) 솔루션 '안랩 SOAR' 5종을 공급한다.

모니터랩은 AI 기반 보안 솔루션 ▲웹공격 탐지 및 차단 솔루션 'WTD(Web Threat Defender)' ▲피싱 사이트 여부 판별하는 'PTD(Phishing Threat Defender)' ▲웹사이트 URL 분석 및 자동 카테고리 분류 'UCC-ML(URL Category Classification-Machine Learning)' ▲PDF 파일 내 악성코드 탐지 솔루션 'MAD-PDF(Malicious All-File Detection-PDF)' 4종을 제공한다.

파수는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엘름(ELLM)'과 AI 기반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AI-R Privacy'를 제공한다. 엘름은 내부 데이터를 학습해 조직 특성에 맞는 생성형 AI를 온프레미스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로 구축할 수 있는 경량 대형 언어모델(sLLM)이다. 보고서 작성, 문서 요약, 내부 데이터 분석, 지식창고 운영,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AI-R Privacy는 AI 기반 자연어 처리(NLP)와 광학식 문자판독장치(OCR)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내 개인정보를 식별·보호하는 솔루션이다. 트랜스포머 기술 기반 언어 모델을 통해 복잡한 문장에서도 맥락을 분석하고 다양한 개인정보를 정확하게 검출·마스킹할 수 있다.

[ⓒ 알서포트]
[ⓒ 알서포트]

올해 AI 바우처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 솔루션을 살펴보면 범용 AI가 아닌 특정 산업과 업무에 최적화된 특화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도입할 때 가장 큰 장애물로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기술적 복잡성을 꼽는다.

AI 바우처 공급기업들은 모두 SaaS 형태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러한 장벽을 낮췄다. 기업 사례로는 알서포트, 엠클라우드브리지, 와들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간 거래(B2B) IT솔루션 전문기업 알서포트의 'AI리포토'는 온·오프라인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 정리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기업용 AI 회의록 솔루션이다. 회사의 자체 AI 파인튜닝 기술과 STT(Speech-to-Text·음성 텍스트 변환) 기술력이 결집한 제품이다. 자체 테스트 기준으로 99.8% 음성인식 정확도를 자랑하며 최대 동시 20명까지 정확하게 음성을 구분한다.

엠클라우드브리지는 이번 AI 바우처 사업을 통해 법무·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 특화한 SaaS형 AI 업무 플랫폼 'Ai 365 Mesh' 생성형 AI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례로 ▲AI 법무 관리 서비스인 계약서 양식 및 상세 내용을 작성하는 기능 ▲AI 리테일 관리 서비스인 고객 설문에 기반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 ▲AI 제조 관리 서비스인 딥러닝 훈련을 통해 최적화된 모델로 단일 이미지상에서 여러 유형의 결함을 분류하고 탐지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 와들]
[ⓒ 와들]

대화형 AI 에이전트 '젠투' 개발사 와들은 이번 사업에서 젠투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젠투는 고객이 상품을 탐색하거나 구매를 고민하는 순간 플로팅 버튼이 활성화된다. 오프라인 매장 베테랑 점원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로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추천을 제시해 고객 이탈을 방지,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게 특징이다.

AI 바우처 사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국가적 디지털 혁신과 산업 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수요처 중에서는 강원도가 지난해 사업에서 국비 13억원을 확보하며 총 12개 기업, 10개 과제가 채택되는 성과를 냈다. 지난 5년간 선정 결과와 비교해 선정된 숫자가 대폭 늘어났다.

도내 기업들 중 ▲지오비전의 레일 결함 자동분석 AI솔루션(1억8500만원) ▲오투오의 메타데이터 자동 생성 및 추천 솔루션(1억7000만원) ▲원주세브란스병원의 AI 실시간 심혈관 정량분석 솔루션(1억9100만원) ▲라드몰의 흉부 영상 기반 AI 진단 모니터링 시스템(2억5000만원) 등이 주요 과제 선정 사례로 나타났다.

엄열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AI 일상화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등 세계 기술 경쟁 핵심이 됐다"며 "AI 바우처 사업을 통해 기술력 있는 국내 중소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나연 기자 , 김보민 기자 , 이안나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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