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략 출사표 낸 K-게임, 독일 ‘게임스컴’서 눈도장 찍는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앞다퉈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은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게임스컴’을 찾는다. 최근 입지가 두드러진 오프라인 전시회인 만큼, 신작 출시를 앞두고 해외 게이머 및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겠단 심산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펄어비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하이브IM 등 주요 게임사들은 내달 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서 다양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게임스컴은 ‘E3(폐지)’,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통한다.
넥슨은 게임스컴에서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을 선보인다. 개막 전날 열리는 전야제 행사인 ‘오프닝나이트라이브(ONL)’에서 게임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과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고, B2C(소비자관) 현장에 단독으로 꾸린 부스에서는 게임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잔은 넥슨의 핵심 IP(지식재산)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고품질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다양한 스킬을 활용한 IP 특유의 액션 쾌감이 깃든 전투 디자인이 특징이다. 앞서 국내에서 두 차례 포커스그룹테스트(FGT)를 진행했고, 참가자들로부터 호평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PC와 콘솔로 개발 중이다.
펄어비스도 현장에 부스를 내고 PC·콘솔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시연 기회를 마련한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을 이용해 지난 6년간 개발한 야심작으로, 여러 캐릭터 및 여러 오브젝트와 자유롭게 상호 작용이 가능한 높은 자유도가 특징이다. 이 게임은 작년 게임스컴 ONL에서 트레일러가 공개돼 글로벌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 해 11월 열린 ‘지스타’에선 일부 파트너 대상으로 게임을 공개해 호평을 자아냈다.
크래프톤은 연내 출시 계획 중인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를 공개한다. 다크앤다커모바일은 던전에서 파밍하거나 몬스터를 잡고, 타 이용자와 경쟁해 탈출하는 재미를 담은 익스트랙션RPG다. 인조이는 PC 인생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언리얼엔진5를 기반한 고품질 그래픽과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사실적인 논플레이어블캐릭터(NPC) 등으로 몰입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외 크래프톤은 자사 핵심 IP인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관련 부스를 내고 해외 관람객 대상으로 IP 인지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로스트아이돌론스: 위선의마녀(이하 위선의마녀)’, ‘섹션13’. ‘갓세이브버밍엄’ 등 PC·콘솔 게임 3종을 게임스컴에 선보인다.
위선의마녀는 로그라이트 요소를 갖춘 턴제 RPG다. 섹션13은 택티컬 코옵 슈터 게임인 ‘블랙아웃프로토콜’을 액션 로그라이트 슈터로 재해석했다. 갓세이브버밍엄은 게임스컴에서 최초 공개되는 타이틀로, 중세 잉글랜드 버밍엄을 배경으로 한 좀비 서바이벌 장르 게임이다.
하이브IM은 B2B(기업관) 전시장 내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PC 익스트랙션 신작 ‘던전스토커즈’를 소개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한대훈 총괄 PD가 직접 게임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진다.
던전스토커즈는 마녀로 인해 탄생한 던전을 탐험하고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한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전통적인 던전 RPG 탐험과 탈출 서바이벌 장르의 묘미를 결합한 게임이다. 앞서 수차례 베타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외 업계 관련 기관 및 조직들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게임스컴을 찾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B2B 구역에 한국 공동관을 내는 한편, 하루는 B2C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총 18개사의 국내 인디·중소 게임 기업의 홍보와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지스타를 주관하는 지스타 조직위원회도 게임스컴에 참가해 지스타를 홍보할 방침이다.
게임업계의 이번 게임스컴 참가는 기업 수나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작년 게임스컴에는 펄어비스와 네오위즈, 하이브IM이 참가했으나 B2C 전시장에서 단독 부스를 내고 일반 관람객들과 교감한 곳은 하이브IM이 유일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서구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업계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주로 국내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던 업계는 작년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이에 올해는 넥슨을 주축으로 서구권을 겨냥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신작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실제, 게임스컴에 출품하는 신작 대부분이 서구권 선호도가 높은 PC와 콘솔 게임이다.
게임스컴이 더욱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게임스컴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행사를 병행하고, 이용자 체험 중심의 콘텐츠를 마련하면서 E3 폐지 후 가장 주목 받는 전시회로 거듭났다. 작년 게임스컴에는 63개국에서 1227개사가 참가했는데 ONL은 2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현장 방문객은 약 32만명을 기록하면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게임 전시회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게임스컴은 온라인 게임쇼에선 찾아보기 힘든 매력을 갖춰 여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신작을 공개하면서 시장 반응을 미리 점검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중요한 무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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