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3] 크래프톤 신작 ‘인조이’, 고양이 가득한 유토피아 만들어볼까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부드러운 털이 가득한 고양이로 가득한 세상은 어떨까.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PC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통해서라면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인조이는 그리스어로 ‘삶’을 뜻하는 ‘ZOI’에서 비롯된 제목으로, ‘삶의 즐거움’을 의미한다. 이용자가 게임 속의 신이 돼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 다양한 형태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은 다소 마이너하지만, 대표 지식재산(IP)인 ‘심즈’ 시리즈를 통한 충성층 비율이 높은 장르다. 실제 크래프톤의 이번 ‘지스타’ 핵심 콘텐츠인 ‘다크앤다커모바일’에 못지않은 인파가 인조이 시연을 위해 부스를 찾으면서, 3시간에 가까운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은 심즈라는 대작과 비교가 불가피하다. 베일을 처음으로 벗은 뒤, 인조이에게 붙은 별명도 ‘K-심즈’였다. 심즈가 닦아둔 시뮬레이션 게임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차별화된 게임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인조이에 주어진 과제인 셈이다.
현장에서 30분가량 플레이한 인조이와 심즈의 가장 큰 차별 지점은 그래픽이었다. 심즈 시리즈의 가장 최근작 ‘심즈4(2014년)’ 출시로부터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게임 속 세상도 더욱 실감나게 구현됐다. 언리얼엔진5로 개발된 인조이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비주얼을 선보였다.
커스터마이징 단계부터 감탄의 연속이다. 피부 주름과 메이크업 등이 현실적으로 구현됐고 체형도 섬세하게 다듬을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상에 다양한 패턴을 넣을 수도 있다.
시연은 한국 기반 ‘도원’으로 진행됐는데, 실사와 같은 그래픽으로 서울 곳곳이 그려져 몰입감이 높았다. 사소해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한 표현도 눈길을 붙들었다. 심즈 속 부자연스러운 제스처는 찾아볼 수 없고, 현실감 높은 동작이 구현됐다.
보다 적극적으로 인게임 캐릭터들의 인생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매력적이었다. 인게임 캐릭터들의 일상을 조종할 수 있다는 콘셉트는 심즈와 유사하지만, 게임 속 신이 된다는 설정에 맞게 도시의 날씨나 풍경 등을 이용자가 즉각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원한다면 거리에 고양이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향후엔 도시 안전성 수준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심즈와 비교해 진일보한 부분도 있다. 인조이에선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시연 버전에서는 편의점과 분식점, 연예기획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이가 일종의 집사가 돼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과제를 던져주는 콘텐츠도 아기자기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제공된 시간이 짧아 긴 호흡이 필요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의 온전한 재미를 온전히 체험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해당 장르 필수 덕목인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가 많았다는 점에서 첫 단추는 일단 잘 꿴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만큼, 다듬고 보완할 시간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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