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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스토리] 엔씨 AI R&D 전문가, 센터장 취임 5개월 만 KT간 까닭은

채성오 기자

C스토리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고안전책임자(CS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기업의 'C레벨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영입 배경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C레벨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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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신동훈 KT 인공지능(AI) 코어 기술 담당은 KT '7월 인사'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달 들어 소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KT는 엔씨소프트에서 7년간 생성형 AI을 연구해 온 신 상무를 영입해 디지털휴먼과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론 올 들어 진행된 엔씨소프트의 AI 사업 재편에 따라 AI테크센터장으로 선임됐던 신 상무가 수 개월 만에 KT로 자리를 옮긴 배경도 조명받고 있다.

◆엔씨 'AI 조직 재편', 변수됐나

1976년생인 신 상무는 LG전자, 연세대학교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엔씨소프트에 둥지를 틀었다. 엔씨소프트 입사 후 AI 리서처, 리서치 디렉터 등의 업무를 수행한 신 상무는 2022년부터 대화기술실장직을 맡아 거대언어모델 '바르코(VARCO)'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지털휴먼 등 굵직한 AI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신 상무가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기반 연구개발(R&D)에 집중한 것은 대화기술실장직을 맡게 된 2022년부터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AI R&D 조직은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 직속 체제에서 비언어 R&D를 담당하는 'AI센터'와 바르코 LLM을 기반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맡은 'NLP(자연어)센터'로 구분됐다.

NLP센터의 경우 바르코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개발하는 등 언어모델 기반의 연구를 진행하는 곳으로 ▲언어이해기술실 ▲생성·번역기술실 ▲검색기술실 ▲대화기술실 등 네 개의 하위 조직으로 구분된다.

신 상무가 실장을 맡았던 대화기술실은 엔씨소프트 AI 프로젝트 전반에 참여하면서 대화엔진 개발 및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대화기술실은 언어이해기술실, 생성·번역기술실, 검색기술실의 연구를 바탕으로 대화엔진을 만드는 만큼, 내부에서도 영향력이 큰 조직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AI R&D 조직의 연구를 통해 탄생한 바르코(LLM), 바르코스튜디오(생성형 AI 기반 창작플랫폼), 디지털휴먼은 엔씨소프트의 신 성장동력을 이끌 주요 프로젝트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 3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디지털휴먼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실제 표정, 목소리, 어투를 디테일하게 구현해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신 상무는 지난해 6월 진행한 엔씨소프트 개발자 파티(NCDP)를 통해 디지털휴먼 개발 현황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AI 사업은 올 1월 조직개편으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AI R&D 조직의 수장인 이제희 CRO가 회사를 떠나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로 복귀하게 됐고 조직도 김택진 대표 직속 체제로 변경됐다. AI센터와 NLP센터로 구분됐던 조직은 AI리서치본부로 통합되는 한편 각각 AI테크센터와 바르코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기에 이른다.

NLP센터 대화기술실장이었던 신 상무는 재편된 AI R&D 조직에서 AI테크센터장직을 맡아 한 단계 격상된 지위를 확보하게 됐지만, 관련 보직 선임 5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 KT에 둥지를 틀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R&D 조직의 중추였던 신 상무의 이직을 두고 엔씨소프트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한 사업구조 변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로 AI리서치본부 개편 당시 디지털휴먼 등 AI 조직을 총괄했던 이제희 CRO가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신 상무까지 조직에서 이탈한 것은 긴축 재정을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AI가 비핵심사업으로 분류됐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디지털휴먼도 올 1월 정식 버전 공개를 목표로 했지만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장기 프로젝트에 힘을 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 3979억원과 영업이익 257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6.9%와 68.5% 감소했다.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로 구조조정에 나선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품질보증(QA)서비스 사업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등을 떼내 '엔씨큐에이(NC QA)'와 '엔씨아이디에스(NC IDS)'라는 신설법인 설립을 결정하는 등 사업구조도 개편하고 있다.

◆AICT 앞세운 KT, 디지털휴먼·LLM 탄력받나

신 상무는 KT에서도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R&D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LLM과 디지털휴먼의 구성요소인 대화 엔진을 개발했던 만큼, KT와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 KT의 AI R&D 조직은 지난해 편제된 기술혁신부문(CTO)조직 산하에 있는 'AI2X랩'과 'AI테크랩'으로 구분된다. AI2X랩은 전사 AI, 빅데이터 거버넌스 수립,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한편 AI테크랩의 경우 KT의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 응용 서비스 등을 만드는 곳이다.

AI2X랩장은 네이버 출신 배순민 소장(상무)이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신설된 AI테크랩의 소장은 SK텔레콤 출신 윤경아 상무가 지휘하고 있다. 신 상무는 배순민 소장 산하의 AI2X랩에 소속돼 KT AI의 코어 기술을 담당하게 됐다.

올 들어 'AICT(AI+ICT)'를 전면에 내세운 KT는 신 상무 등 전문 인력 확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등을 통해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T는 지난 2022년 가상인간 전문 기업 '딥브레인AI'와 '기가지니 AI휴먼'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디지털휴먼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KT 기가지니의 AI 두뇌에 딥브레인AI의 가상인간을 결합한 '기가지니 AI휴먼'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후 지난해 말엔 생성형 AI 전문 기업 씨앤에이아이(CN AI)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영상·음성 생성 AI기술로 가상인간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KT AI 휴먼스튜디오'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는 생성형 AI 기술이 창조해낸 다양한 'AI 휴먼' 모델과 보이스를 선택해, 텍스트 입력만으로 손쉽고 빠르게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 상무가 엔씨소프트에서 쌓아온 디지털휴먼 개발 역량 등이 접목돼 관련 사업을 고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동훈 상무는 KT에서도 생성형 AI와 LLM 개발 위주의 프로젝트 및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LLM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고 영입한 만큼 미래 핵심 프로젝트를 맡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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