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스토리] 크몽 김진하 CFO “지난해 BEP 넘겨…IPO는 허들 높여 준비 중”
C스토리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고안전책임자(CS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기업의 'C레벨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영입 배경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C레벨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처음 크몽에 합류했을 때, 파이낸스 디렉터라고 하는 직급으로 왔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지금 직급은 내부 승진을 한 케이스이지요. 저는 만족도가 정말 커요. 일부 대기업에서도 타 기업 전문 조직의 인재를 뽑는 게 부담이면서도 내부적인 불만 역시 많다고 들은 적이 있거든요. 과거 좋은 경력을 갖고 뽑았는데 조직 적응력이나 본인 경력이 트랜스퍼(Transfer)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게 좀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면서요. 저 같은 경우 그래도 잘 (적응을 하고 인정) 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승진)되지 않았을까 하는 만족감이 있습니다.”
김진하 크몽 CFO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내부 승진으로 CFO가 됐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동기부여 같은 것들이 훨씬 잘 생기는 것 같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크몽은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국내 최대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으로, 지난 2012년 설립됐다. 김진하 CFO는 크몽에 지난 2021년 9월 합류했다.
크몽에서 전문가는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고, 의뢰인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구매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상 서비스에서 기업 간 전문 서비스까지 총 700여개의 카테고리와 50만여개 서비스를 폭넓게 중개 중이다. 크몽은 중대형 프로젝트가 필요한 기업 전용 외주 전문가 매칭 시스템 ‘크몽 엔터프라이즈’와 콘텐츠 거래 플랫폼 ‘크몽 주문형 비디오(VOD)·전자책’, 프리랜서 커뮤니티인 ‘크몽 프리랜서클럽’, 단기 알바 매칭 플랫폼 ‘쑨’을 함께 운영 중이다.
김 CFO는 “크몽에 합류하기 전 회계법인에서 만 11년 정도 근무를 했었는데, 회계사 라이선스로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아 여러 진로를 놓고 고민했었다”며 “대기업, 사모펀드(PE)나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사도 있었지만 꽤 도전적이면서도 액티브한 산업으로 오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크몽을 선택한 이유는 3가지였는데, 먼저 프리랜서 중개 이코노미를 선도하는 가운데 성장성이 얼만큼 되는지, 현재 시장에서 회사가 해당 산업을 리딩하고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가진 능력과 경험, 역량이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김진하 CFO가 크몽 합류를 고민한 시점은 그해 6, 7월이었다고 한다.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됐던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했을 시기였다. 당시 재택근무라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잡이나 엔잡(N+Job, 직업이 여러 개)도 늘어나기도 했다.
김 CFO는 회계사로부터 쌓아왔던 근무 경험 및 시대적 환경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양만큼 일을 하려는 프리랜서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다고 봤다. 또한,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가 생기게 된 배경에도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됐다.
김 CFO는 “당시 ‘크몽이 속한 시장이 일시적이 아닌, 엔데믹으로 가도 크게 성장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다”며 “산업에 대한 성장성은 현재까지도 굉장히 크다고 보고 있고, 누구나 만날 때마다 이 시장(프리랜서 등)이 잘 될 것이라고 공감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도에 합류했을 당시 매출액은 한 100억원 초반 정도에 불과했다”며 “다소 적은 규모였지만, 매출 성장만으로만 놓고 봐도 앞으로 크몽이 훨씬 더 크겠다는 믿음을 강하게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크몽은 지난 3월부터 카테고리 개편을 통해 청소를 비롯한 오프라인에 특화된 생활 서비스 영역을 강화하고 관련 전문가를 확충했다. 이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프리랜서 마켓으로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중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크몽 내 전문가 중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전문가’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크몽 사내에서도 투잡을 뛰는 직원 역시 많다. 김 CFO에 따르면 대부분의 팀원들이 본인의 직무와 관련된 전문가로 등록돼 있다. 크몽 내 근무 시간에는 명확하게 팀의 업무를 하고, 자유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본인의 투잡을 뛰는 것이다.
이 역시 크몽 및 경영진들의 팀원들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될 수 있었다. 김 CFO는 해당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오히려 팀원들에게 지금도 투잡을 권장한다며 웃음 지었다. 김 CFO는 “10년 정도 근무한 백엔드 개발자는 투잡으로 약 2억원 정도를 벌었다”며 “누군가에게는 연봉이 될 수 있는 돈을 사이드잡으로 거둘 수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입사 전부터 크몽 전문가 활동을 하다 크몽에 취직한 경우도 있다. 합법적으로 수익을 벌 수 있게 되면서, 여전히 프리랜서인 그도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CFO는 “(투잡을) 권장하고 허용하니, 직원들 모두 조직문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왔다”며 “또한 직원들은 크몽의 이러한 자유로운 근무 형태가 하나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히고 있다는 이야길 해온다”고 말했다.
앞으로 크몽은 ▲디자인 ▲마케팅 ▲정보기술(IT)&개발 ▲콘텐츠 제작 및 통번역 ▲생활 서비스 영역 등 다양한 서비스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직업과 직장의 경계를 허물며 사람들이 스스로 경제 주체가 돼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김 CFO는 “현재 투자 시장에선 플랫폼 비즈니스 회사들이 증명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성장도 하면서, 이익을 내거나 이익을 낼 수 있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BM) 유무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그 두 가지(수익화·성장)를 다 잘해야 시장에서 인정받는데, 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플랫폼들이 성장하면서 이익 나는 회사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크몽 또한 그중 하나이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을 제일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 자금이 몰리는 등 상장 시장 자체는 현재 좋은 상황인데, 다만 상장 심사를 받는 과정은 정말 역대 가장 힘들다고 얘기할 정도로 너무 까다로워졌다”며 “몇몇 스타트업을 비롯한 회사들에 실적 부풀리기 논란도 일어나지 않았나. 기업공개(IPO)가 너무 어려운 구조인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크몽 자체적으로도 허들을 굉장히 높여 하드하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CFO는 “지난해 하반기에 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 계속 이익이 조금씩은 나고 있고, 잘 관리하면서 가고 있다”며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서 좋은 회사로 거듭나는 한편, 건실한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그 부분 기대하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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