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부진에 힘 빠진 통신3사, 신사업서 돌파구 찾을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이동통신 3사의 2024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 영향이 서서히 확인되고 있다. 유무선사업에서의 성장이 이미 오래전 정체된 가운데, 가입자의 요금제 다운그레이드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역시 감소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 매출은 5G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알뜰폰으로의 이동,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등의 영향으로 더욱 정체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올해 이통3사에 주어진 과제는 비통신사업에서의 가시적 성과 도출이다. 올 1분기에도 비통신 사업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올해 3사 모두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포부를 밝혔다.
◆ SKT, 1분기 실적 선방했지만…AI 투자 여력 확보 총력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4746억원, 영업이익 4985억원, 당기순이익 36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0.8% 증가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투자자산 관련 영업외수익 증가로 인해 19.6% 증가했다.
이번 분기도 마찬가지로, 이동통신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성장은 정체됐다.
올 1분기 이동통신매출은 전년보다 1.4% 상승한 2조664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5%를 차지했다. 같은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31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조2560억원) 74.7% 줄었다.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높은 5G 가입자 수도 1590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40만명 늘었다. 전체 가입자 가운데 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다만 APRU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올 1분기 APRU도 2만9239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1% 하락했다.
이는 향후 AI 사업의 투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SK텔레콤은 ‘AI피라미드’ 전략을 선포하고, 각 분야에서 AI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축적해왔다. AI피라미드 전략은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SK텔레콤은 고객 니즈에 맞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통해 요금제 수요를 계속 창출함으로써 AI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운영 부문에선 AI컨택센터(AI Contact Center·이하 AICC) 등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면서도 비용은 효율적으로 집행한다. AICC는 이름 그대로, AI 기술에 기반을 둔 고객상담센터를 말한다. 올 하반기에는 통신 특화 LLM(Telco LLM)을 고객 상담 업무에 적용해 고객에게 신속한 상담과 고객별 맞춤 상담도 제공할 예정이다.
로밍 상품 강화를 통해 부가적인 매출 성장원도 지속 발굴한다. 올 1분기 로밍 이용자 수는 가족로밍과 바로(baro) 요금제 개편, 프로모션 효과에 힘입어 전년보다 55% 증가한 139만명을 집계됐다.
◆ KT, 성장세 꺾인 그룹사…올해 신사업 성과 도출 주력
KT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654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올 1분기도 유무선 사업에 견조한 매출을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지만, 성장률은 1% 수준에 머물렀다.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1조7365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1조3224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5G 가입자 수는 ▲2023년 1분기 879만6000명 ▲2분기 911만7000명 ▲3분기 940만8000명 ▲4분기 972만2000명 ▲2024년 1분기 994만8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5G 가입자는 일반 핸드셋 가입자의 74% 비중으로 성장했다.
5G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ARPU도 3사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다만 ARPU가 낮은 IoT(사물인터넷통신) 가입자를 계산에서 제외해, 포함시에는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선 ARPU는 3만4461원으로 전분기 보다 0.5%,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이 기간 망 투자 비용은 소폭 늘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CAPEX 규모는 5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466억원) 8.8% 늘었다.
주요 먹거리였던 인터넷TV(IPTV) 사업의 매출은 오히려 하락했다. 올 1분기 IPTV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0.4% 하락한 9418억원을 기록했다. IPTV 가입자는 ▲2021년 1분기 945만1000명 ▲2분기 947만명 ▲3분기 943만명 ▲4분기 940만9000명로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2024년 1분기 941만8000명으로 소폭 회복했다.
KT 매출을 견인해온 주요 그룹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주요 그룹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BC카드는 전년보다 1.8% 감소한 93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KT스카이라이프와 콘텐츠 자회사의 매출은 2544억원·1386억원으로, 각각 0.2%, 2.8% 하락했다.
이처럼 전통 먹거리에서 성장세가 한풀 꺽였음에도 불구, KT는 올 1분기 IDC·클라우드, 부동산 등 핵심 사업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선방했다.
특히 kt 클라우드는 올 1분기 글로벌 고객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고객 중심의 코로케이션 매출 증가와 DBO 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17.8% 성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 기간 매출은 1752억원이었다. 올해도 KT는 클라우드 사업에서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51%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서비스 사업 매출도 기업인터넷/데이터 사업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크게 성장하면서 매출은 뒷받침했다. 기존에 수주한 대형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과 기업의 AX 서비스 수요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성장한 8950억원을 기록했다.
장민 KT 재무실장(CFO)은 “기업서비스는 기업인터넷/데이터 분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라며 "향후 AI를 접목해 기업서비스에서 성과 도출하려는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과거보단 내실있는 성과를 추구하는 데 방점을 두고 (사업을) 수주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 LGU+, 마케팅비용 상승에 영업익 '뚝'…AI 기반 DX 속도
LG유플러스는 올 1분기 매출 3조 577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0% 늘었지만, 영업익은 마케팅비용 상승으로 15.1% 감소했다.
매출 확대의 배경으론 B2B(기업간거래) 기업인프라 부문의 성장이 꼽혔다. AICC(인공지능컨택센터), 스마트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포함한 솔루션 사업의 성장과 IDC(데이터센터) 사업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과 IDC, 기업회선 등 사업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405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크게 성장한 부문은 AICC, SOHO, 스마트모빌리티 등 분야를 포함하고 있는 솔루션 업이다. 1분기 솔루션 사업 매출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IDC 사업은 2023년부터 5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1분기 IDC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7% 성장한 855억원을 기록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 절감 노하우와 우수한 안정성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만족도를 극대화한 것이 매출 성장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기업 인터넷과 전용회선 등을 포함한 기업회선 사업 매출도 전년 대비 3.8% 증가한 1974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
영업이익은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으로 인한 비용 반영과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마케팅비용 상승으로 전년보다 15.1% 감소한 2209억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AI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 AI 기술 적용이 용이하고 보안이 한층 강화된 차세대 통합 전산 시스템을 개발, 적용한 바 있다.
실제 마케팅비용은 5467억원으로, 지난 1분기 5343억원과 비교해 2.3% 늘어났다. 1분기 CAPEX(설비투자)는 20MHz(메가헤르츠) 추가 주파수 할당에 따른 기지국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한 3849억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LG유플러스는 AI 기반의 디지털전환(DX) 속도를 높여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그로스 리딩 AX(AI 기반 DX) 컴퍼니' 전략에 따라 AI를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에이전트(Chat Agent)’ 서비스 4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된 챗 에이전트 서비스는 ▲U+상담 에이전트 ▲ 장애상담 에이전트 ▲유독 AI 상품추천 에이전트 ▲U+비즈마켓 솔루션 안내 에이전트 등 4종이다. 챗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AI 에이전트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원천 기술의 대규모 투자보단 고객가치를 파악한 서비스를 신속히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방향성을 통해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를 목표로 고객경험 혁신을 가속화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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