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장보고서] 메모리 업계 HBM4 전략 상이…레거시⋅첨단 '희비'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레거시 울고, 첨단 칩 웃고…엇갈린 K-반도체 업황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 투자가 인공지능(AI) 분야 중심으로 이뤄지며 최첨단 분야 내 실적 회복이 빨라지는 반면, IT·자동차·범용 데이터센터 등 기존 분야 시장 회복은 아직 더딘 모양새다. AI를 제외한 IT 전방산업 내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요 응용처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양극화가 해소되고 전·후방 생태계가 모두 살아나는 시점으로 올해 하반기를 지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18일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파운드리 산업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10%대 중후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를 제외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10% 이상에서 약 10%로 낮췄다.
TSMC가 시스템반도체 산업 업황을 낮춰 잡은 이유는 더딘 전통적 응용처 수요 때문이다. 지난해 수요가 급감한 가전·IT·TV 등 전방산업이 되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전기차 캐즘 등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도 줄면서 매출 등 전체적인 성장 규모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 시장 역시 AI와 같은 하이퍼스케일 영역을 제외하면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반도체 업황이 AI와 비(非)AI 분야로 양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AI 분야에서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AI가속기·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이 성장하고 있지만, 성숙 공정을 활용하는 응용처 투자는 부진하면서 관련 생태계의 회복 속도도 느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DB하이텍, 키파운드리 등 레거시 파운드리 업체들은 과거 2021년 100%에 육박했던 공장 가동률이 최근 70%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DB하이텍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570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8%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62.% 급감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국내를 비롯한 생태계 전반이 살아나는 시점으로 올해 하반기를 꼽았다. 하반기부터 메모리 생태계 전반에 HBM 수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올해 연말을 향해 갈수록 전기차·IT 전방산업 수요 상승 등 기회 요인이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새 격전지 HBM4…'독자 진군' 삼성전자vs'연합 구성' SK하이닉스
오는 2026년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상용화를 앞두고 메모리 업계 리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준비도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개발부터 생산 전라인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SK하이닉스는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와 협력을 통해 맞서는 모습이다.
AI 시장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다음 세대 HBM 등은 더욱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제덱, JEDEC) 주요 참여사들은 최근 HBM4 제품의 규격을 775마이크로미터로 결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제품 규격이 정해진 만큼, 메모리 업계는 HBM4 양산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먼저 HBM을 최초 개발 리더십을 지켜왔던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TSMC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최근 대만 타이페이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HBM4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우선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성능 개선에 나선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Core Die)를 쌓아 올린 뒤 이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들어진다. 베이스 다이는 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다이를 생산하는 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Customized) HBM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은 HBM과 TSMC이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 공정 CoWoS 기술 결합해 고객 요청에도 공동 대응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체 파운드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시너지 강화해 HBM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삼성전자 인베스터스 포럼 2023'에서 'GDP(GAA, DRAM, PACKAGING)' 전략을 공개했는데 관련 기술을 HBM4 등에 적극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청주 'M15X' 차세대 D램 기지로 꾸린다…총 20조원 투자
SK하이닉스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선제 대응해 차세대 D램 생산능력(CAPA) 확장에 나선다.
회사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충청북도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팹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 팹 건설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고 24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말부터 팹 건설 공사에 본격 나서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시작한다. 장비 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장기적으로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 투자를 집행,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업계는 D램 시장이 중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60% 이상 성장세가 예상되는 HBM과 함께 서버용 고용량 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HBM은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요구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D램 캐파를 늘리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판단했다. 회사는 2027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이하 용인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준공 전에 청주 M15X에서 신규 D램을 생산하기로 했다. M15X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캐파를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됐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약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 등 계획된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SK하이닉스, 하반기 향한 케파 확대 '승부수'
메모리 반도체 회복세에 힘입어 1분기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은 그간 회사가 거둬온 1분기 실적 중 최대, 영업이익은 1분기 2018년 이후 두 번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뎠던 낸드플래시(NAND Flash) 수요도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하반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연결 기준 매출 12조4295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은 114.3%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734% 늘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은 매출 12조1575억원, 영업이익 1조8550억원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라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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