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범수가 말한 ‘새로운 카카오’, 정신아 대표가 이끈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밝힌 ‘새로운 카카오’를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이끌게 됐다.
13일 오전 카카오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신아 내정나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3월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겠다”고 사내 간담회에서 밝힌 지 이틀만에 리더십 교체가 단행된 것이다.
카카오는 창업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구조,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그치지 않고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김범수 창업자와 홍은택 대표 등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영진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아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센터 등 건설과정, 골프장 회원권 등 경영진 비위행위 의혹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외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신규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카카오의 우선순위는 위기 대응이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비롯해 주요 테크기업들이 초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AI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내놓기로 한 LLM ‘코(Ko)GPT 2.0’조차 내년에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김범수 위원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근본부터 변화하기로 했다. 사명부터 기업문화까지 모든 걸 다 바꾸겠다는 의지다. 이는 리더십 변화를 필연적으로 요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홍은택 대표가 물러나고, 정신아 대표를 중용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김범수 위원장이 요구하는 새 대표의 역할은 ▲사회 눈높이에 맞춘 기업으로의 전환 ▲AI 등 핵심 기술 사업에 집중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그룹 내 거버넌스 개편 등이다. 사실상 카카오를 재설계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같은 중책을 맡게 된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는 10여년간 카카오벤처스 성장을 이끌며 커머스, 핀테크, AI 등 기술 중심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김범수 위원장이 강조한 AI 중심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또, 정 내정자는 올해 3월부터 카카오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 후 지난 9월부터는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았다.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 중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에 대한 내부 이해를 넓혔다는 설명이다.
김범수 위원장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최고경영자(CEO) 인사 테이블에서 사이먼(홍은택)과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고,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검증을 거쳐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는 시나(정신아)가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내년에는 새로운 카카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어 다시 한 번 비상할 수 있도록 저 또한 힘을 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대표 교체를 시작으로 공동체 경영진 리더십도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계열사 자율경영 기조가 사라진 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 등 주요 그룹사들도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되어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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