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 '비질란테'로 본 '각자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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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엄재협 학장 아니 들쥐는 법의 처벌에 맡겨…내가 너한테 증명해 보이겠다. 법의 모순이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옳은 길로 간다는 것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비질란테'에서 '조헌(유지태 분)'은 '김지용(남주혁 분)'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거악을 뿌리뽑겠다는 조헌과 행동하는 비질란테 김지용, 두 사람이 생각하는 '정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정의(正義)는 말 그대로 '바름'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각자가 느끼는 바름이 모두 같을 수 없듯 '정의 구현'의 방법론도 각각 다르다. 조헌과 김지용도 각자가 구현하는 정의의 개념이 달라 마찰을 빚지만, 끝내 '비질란테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맥락으로 궤를 같이 한다.
이는 조헌의 정의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헌은 '법'이라는 테두리를 절대 넘지 않고 경찰로써의 자부심을 지키며 정도를 걷는 인물이다. 김지용이 비질란테로 활동하는 것을 눈치채고 그의 '응징'에 제동을 건 조헌은 아무리 법이 모순적이라도 직접적인 복수와 살인은 결국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거대한 악의 축이 법의 모순을 악용해 선의의 공로자로 탈바꿈하는 결과가 이어지며 조헌의 정의는 그야말로 '죽은 정의'가 됐다.
이처럼 비질란테에서의 '거악(巨惡)'은 그보다 더 악한 누군가에 의해 감춰지고 포장됐다. 끝내 조헌은 김지용에게 '옳은 길'을 제시하거나 증명하지 못했으며, 김지용은 경찰 임관식에서 국가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은 채 분노에 가득찬 더 강한 응징을 예고하며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다.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용납할 수 없지만 비질란테에서 등장한 불합리한 현실을 마주하다보면 '비질란테 같은 존재가 악인을 응징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전히 사회 1면에서는 흉악한 범죄자들의 사건 기록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심신미약'이나 '촉법소년' 등의 사유로 형을 감경받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했음에도 고작 징역 12년형을 받고, 그가 출소하자마자 피해자 가족이 이사를 가는 일은 2024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물론 비질란테 같은 자경단을 무분별하게 허용하면 사회는 감당하지 못할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지만 법의 모순이 피해자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정의'는 분명 흔들리고 있다. 우리가 지금 '비질란테'에 환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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