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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적자’ 삼성·고민 깊어진 LG…올 가전시장 돌파구는 어디?

백승은
- 삼성전자 VD·TV 사업부, 2015년 1분기 이후 첫 적자 전환
- LG전자 H&A사업본부, 영업익 전년비 85% 급락… HE는 3분기 연속 적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지난해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뼈아픈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 이후 가전 시장의 부흥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불황이 혹독했다.

특히 삼성전자 가전 담당 부서는 작년 4분기 7년 만에 적자를 내기도 했다. LG전자도 생활가전은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을 기록하고, TV는 3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 경제 불황, 지정학적 위기 등 지난해 위기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수요가 일정 부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활가전도 TV도 적자, 적자, 적자… 거세지는 역성장 바람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가전제품 판매 금액은 2조25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3% 줄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가전업계는 보복소비(펜트업) 현상을 톡톡히 받았다. 그렇지만 이 기간 가전 교체 수요가 상당 부분 충족되자 2021년 3분기부터 가전 시장은 하향 곡선을 걷는 중이다. 작년에는 경기 침체 영향까지 겹치며 시장 상황이 평년보다 크게 위축됐다.

2022년 4분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및 가전사업부는 영업손실 600억원으로 2015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5% 급감했다. TV 담당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075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통상 4분기는 생활가전 업계의 최대 성수기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대형 유통 이벤트가 몰리며 할인 이벤트 등 판매 촉진 행사를 통해 재고를 상당 부분 소진하는 구조다. 이에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TV 및 생활가전 판매는 성수기 효과를 받아 전기대비 늘어났으나, 경기 침체 및 지정학적 위기로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수요가 떨어졌다.

같은 상황에서 LG전자도 역성장의 바람을 맞았다.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김이권 상무는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하며 수요 하락,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줄었다”라고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설명했다.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이정희 상무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TV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라고 언급했다.

◆계절적 비수기·불황 잔존에 1분기도 먹구름… 원자잿값·운임비는 정상 궤도 돌입

2023년 전망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다.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심화 등 지난해 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게다가 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다. 아직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경기 불황 영향까지 겹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부터 차츰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위안이다.

LG전자 김이권 상무는 “거시경제 상황 악화로 2023년에도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가처분 소득 감소 등 영향으로 소비가 완전히 개선될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생활가전 및 TV 시장은 프리미엄과 저가 제품으로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부가 제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제품군과 대량판매(Volume Zone, 볼륨존)를 강화해 수익성을 다지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어두운 전망 속에서 희망 어린 소식도 있다. 큰 폭으로 올랐던 원자재값과 운임비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스마트폰이나 세탁기 등에 사용되는 희귀가스 네온, 제논, 크립톤 등은 전년동기대비 약 30~80% 줄어들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경우 지난 3일 1006.89를 기록했는데, 작년 2월11일 4980.93였던 것에 비하면 약 80%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 IR담당 심상보 상무는 “원자잿값 하락은 이미 반영되는 중이며, 물류비 인하 효과는 올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원자잿값과 해상 운임 비용이 하락했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등으로 다시 오르고 있어 낙폭이 예상보다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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