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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누워서 하늘 보는 게임? 네오위즈 PC 신작 ‘아카’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본격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 힐링 모험 게임.”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PC 게임 신작 ‘아카’ 첫인상이다. 화려한 액션·그래픽보다는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여유로운 게임진행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3차원(3D) 그래픽 및 조작감이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귀여운 주인공 캐릭터와 함께 과제를 하나 둘 해결하는 재미에 집중하다보면, 그러한 단점은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사전 체험해본 PC 어드벤처 게임 아카(aka)는 오픈월드 속 ‘힐링 모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힐링 게임답게 귀여운 레서판다 캐릭터 아카가 게임 속 주인공이었다. 아카를 조작해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친구들(NPC)을 사귀고, 이들을 돕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게임 목표였다.

게임은 퇴역군인 레서판다 아카가 전장을 떠나 휴식을 위해 섬으로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간단한 튜토리얼이 진행되는데, 조작 난이도는 어린이용 게임만큼이나 쉽다. 가방을 열고 닫는 법, 물품을 제작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준다.

튜토리얼 이후로는 게임진행과 관련된 설명이 없다시피 하다. 한국 게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진행 버튼, 안내 아이콘 등도 없다.

첫 과제는 ‘손도끼’를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기자는 논플레이어 캐릭터(Non-Player Character, NPC) 설명을 대충 읽고 넘어갔다가 손도끼를 제작하는데 20분이 걸렸다. 용광로에 어떤 재료를 어떻게 넣어야 할지 한참 헤맸다. 때문에 NPC 대사를 잘 읽어봐야 한다. 읽기 귀찮다고 마구잡이로 넘겼다간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도 힐링게임 측면에서 바라보니 이해가 갔다. 아카는 힐링게임답게 시간제한, 생명력 등 패널티가 존재하지 않았다. 게임 개발자는 이용자가 NPC 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천천히 게임을 진행하길 바랐던 것 같다.

게임 진행을 하다보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를 지어야 했는데, 농장에 식물을 심고 물을 주면 알아서 잘 자랐다. 비료를 줘야한다든지, 허수아비를 세워 새를 쫓아낼 필요가 없다. 다 자란 식물은 며칠 방치해도 시들지 않았다.

이처럼 아카에는 강제되는 요인이 없다. 과제는 있지만, 해결을 재촉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해변에 누워 있는 NPC ‘몽상가’는 아카에게 “이리로 와서 구름 구경을 하면서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고 말한다. 바쁜 일상에 지친 이용자가 듣고 싶은 말을 콕 짚어준 대사 아닐까.

게임 초반 여유로움이 지루함으로 바뀔 즈음. 주어진 과제를 하나 둘 수행하기 시작했다. 막상 적극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게임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맵 여기저기 숨어 있는 NPC를 찾고,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주된 재미였다. 바로 진행 가능한 과제도 있고, 선행 과제를 마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제도 있었다. 곡괭이, 괭이, 도끼, 칼 등 도구를 이용해 농사를 짓거나 음식을 만드는 등 과제가 주어졌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섬 곳곳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특정 지역에서만 채집 가능한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지 않으면 놓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카 집 주변에서는 나무와 돌 정도 아이템 채집이 가능하지만,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버섯, 꽃 등 다양한 아이템 채집이 가능하다. 일부 아이템 경우,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에 위치해 있어 캐릭터 조작에 제법 신경을 써야만 아이템을 넣을 수 있었다.

채집하는 아이템 외에도 제작해야 하는 아이템도 있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맵 곳곳에 숨어 있는 제작 레시피를 습득하거나, NPC와 대화를 통해 제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과제를 하나 둘 해결하다 보면 숨겨진 맵에도 입장할 수 있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NPC를 만나 과제를 부여 받기도 하고, 카드게임이나 리듬게임 등 미니게임 등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카는 철저하게 ‘힐링’과 ‘모험’에 충실한 게임이었다. 평화로운 게임 분위기와 게임 진행 과정에 패널티를 없애는 것으로 힐링에 집중했다. 섬 전체 곳곳을 돌아다니며 과제를 수행하고 아이템을 수집·채집하는 게임 방식으로 모험 요소를 적극 반영했다.

6시간 남짓 진행한 아카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동물의숲’과 같은 힐링게임류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PC에서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는 아카에 도전할 만하다.

물론, 화려한 액션이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는 없다. 그런 게임을 기대한 이용자라면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

바쁘고 빡빡한 일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게임을 제안하고 싶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아카와 일심동체가 돼 유유자적한 섬 생활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아카는 오는 15일 스팀(Steam)과 닌텐도 스위치에서 정식 출시된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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