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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⑦] 너도나도 메타버스··· 시기상조? 이미 충분?

이종현
MS가 이그나이트2021 컨퍼런스서 선보인 '메시' 시연 모습 /MS
MS가 이그나이트2021 컨퍼런스서 선보인 '메시' 시연 모습 /MS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상,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기술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중요한 화두로 던져지는 메타버스이나, 그간 우후죽순 등장했던 메타버스 관련 컨텐츠, 솔루션(이하 메타버스 솔루션)들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메타버스라고 표방한 솔루션 대다수는 걸음마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지난 8월 한 방송사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버추얼 뮤직쇼 ‘아바타싱어’는 그간 메타버스에 대해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잘 드러내는 사례다. 가상의 아바타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렌더링 작업을 거쳐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에는, 들인 비용에 비해 모델링의 품질 등이 아쉬운 수준이다.

특히 ‘메타버스와 게임이 다른 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은 현 메타버스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메타버스는 게임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 될 수 있지만, 정작 메타버스 솔루션이라고 등장하는 것 대다수는 게임과 유사한 형태면서 활용에는 제약이 있는 것이 대부분인 탓이다.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메타버스를 두고 “설득력 있는 활용 사례가 없다”고 비판한 배경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메타버스라는 화두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실제 인공지능(AI) 및 VR·AR 기술을 나날이 발달하고 있다. 현실의 사람을 AI로 구현하거나,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간을 만드는 기술은 ‘불쾌한 골짜기’를 넘은 지 오래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AI 윤석열’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작품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첨단 기술을 메타버스 솔루션 구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AR·VR 등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포테이션이나 시스코의 웹엑스 홀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 구글, 삼성, 메타 등도 메타버스 관련 장비 및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MS 홀로렌즈 등을 이용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외과의료팀의 모습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비춘 모습 /NASA
MS 홀로렌즈 등을 이용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외과의료팀의 모습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비춘 모습 /NASA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장비의 제약이 없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구글이 개발 중인 3D 영상통화 스타라인이 예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목적성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구체적으로 윤곽을 보이는 메타버스의 형태는 크게 게임과 협업 및 교육을 위한 도구다. 보다 재밌는 게임을, 보다 효율적인 협업을, 공간의 제약을 넘은 학습을. 이런 목적성 없이 ‘우선 메타버스’는 좋은 사례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어떤 메타버스 솔루션이 등장하느냐와 별개로 고민해야 할 거리는 산적해 있다. 무엇을 메타버스 솔루션이라고 규정할지, 또 만약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의 아바타가 폭행을 당한다면 이를 처벌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지, 메타버스 내의 사기행각을 현실 속 사기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지 등이다.

또 메타버스가 활성화될수록 해킹 등 사이버범죄로 인한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웹페이지를 해킹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솔루션 개발과 함께 안전에 대한 준비도 병행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연내 메타버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산업의 육성을 위해 게임법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그간 정의되지 않았던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틀이 마련되리라는 기대와, 정부가 지침을 내림으로서 방향성이 국한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공존하는 중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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