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고객사, 구매 전략 변경할 듯
- 양사 투자 규모 및 일정 조정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이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서버 중심 메모리 수요가 탄탄한 덕분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반도체 산업도 꺾일 위기다. 시장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양사는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8조5000억원, 9조98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6% 전년동기대비 2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44%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6% 전년동기대비 33.8%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6.6% 전년동기대비 55.6%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메모리 매출은 정점을 찍었다. 서버용 제품 판매가 견조한 데다 고용량 및 고부가 메모리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환영향도 긍정적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내외 수준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천억원 이상 이익 확대 효과가 있던 것으로 추산된다.
걸림돌은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시장 하락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2분기 서버 수요는 견조했으나 거시경제(매크로) 이슈 영향 확대로 모바일 등 소비자용 제품이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 락다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서버 업체로 불똥이 튀었다. 완제품 판매가 줄면서 기업들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메모리 신규 구매에서 재고 소진으로 전략이 전환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공급망 제약으로 충분한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메모리 수요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심화로 개인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기업들의 비용 감축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코로나19 재확산, 전쟁 장기화, 미중 분쟁 확산 등 불안 요소가 산적한 만큼 단기간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어느 때보다 업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시로 시장 전망이 바뀌고 있어 예상치를 매일 업데이트할 정도다.
불확실성 증대로 기존에 수립한 투자 일정도 일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사장은 “현재로서는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다각도로 여러 부분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적절한 인프라 투자, 선단 기술 투자 지속 등 원칙은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신 단기 시설투자 계획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하기도 했다. 2023년 초 착공, 2025년 완공 목표였으나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 사업담당 노종원 사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실적으로 축하하는 자리였어야 했는데 하반기 시황, 내년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어렵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최근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을 가져가기 어려워지면서 수요 변화 대응이 쉽지 않다. 2~3분기 전 업턴 이야기하다가 몇 개월 뒤 다운턴 언급하는 등 냉탕온탕을 오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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