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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하이닉스, 2분기 사상 최대 매출…하반기 하락 전환 불가피

김도현
- 서버 고객, 신규 구매 대신 재고 소진 추세
- SK하이닉스, D램 및 낸드 재고 1주씩 늘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기념비적인 성과를 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확대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기뻐하기는 이르다. 상반기부터 감지된 수요 하락이 하반기부터 심화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목표치 및 투자 규모 등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27일 SK하이닉스는 2022년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6% 전년동기대비 33.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6.6% 전년동기대비 55.6%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2분기 중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 가격은 낮아졌으나 낸드플래시가 높아졌다. 전반적인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솔리다임 실적이 더해진 부분도 긍정 요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상회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김우현 재무담당은 “SK하이닉스는 100% 미국 달러 결제 기반이다. 2분기 환율 효과는 매출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환율이 하락한 엔화 결제분 등을 제외하고도 4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확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2분기 D램과 낸드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각각 약 10%, 한자릿수 후반 상승이다.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 한자릿수 초반 감소, 낸드는 한자릿수 초반 증가다.

문제는 하반기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나온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SK하이닉스는 PC, 모바일 관련 제품 판매가 줄더라도 서버 시장 호조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불확실성 확대로 시장 상황이 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생활 확산, 보복소비 등으로 기대 이상 성장을 보였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제약으로 충분한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메모리 수요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심화로 개인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기업들의 비용 감축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버 업체는 메모리 구매 추세였으나 하반기 들어 전략을 변경했다. 보유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은 SK하이닉스로 넘어왔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말 기준으로 D램과 낸드 재고가 각각 전기대비 1주씩 늘었다”며 “메모리 사업이라는 게 이미 확보한 생산 체제에서 물량을 줄일 수 없다. 나오는 양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출하량이 떨어지면 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CAPEX) 규모 축소 및 일정 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입고 기준 누적 투자금액은 8조8000억원이다. 1분기 때 말한대로 연간 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늘 것”이라며 “대신 올해 말 예상되는 재고 수준을 고려하고 내년 시장 수요 충족을 위한 생산량과 관련 투자 수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하기도 했다. 2023년 초 착공, 2025년 완공 목표였으나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 정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들과 내년 시장 환경 및 수요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신 다음연도 투자계획 수립을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진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 국면 들어 연말에서 10~11월로 앞당긴 가운데 올해는 8월 말 또는 9월에 2023년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사업담당 노종원 사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실적으로 축하하는 자리였어야 했는데 하반기 시황, 내년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어렵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최근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을 가져가기 어려워지면서 수요 변화 대응이 쉽지 않다. 2~3분기 전 업턴 이야기하다가 몇 개월 뒤 다운턴 언급하는 등 냉탕온탕을 오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는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출시가 다소 늦어진 영향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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