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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연이은 메모리 '세계 최초' 공세…삼성·SK 괜찮을까 [IT클로즈업]

김도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쟁사 대비 기술력 및 수익성 앞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다시 한번 일을 냈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매출 달성 소식을 전하는 날 마이크론은 업계 최대 단수 낸드플래시를 공개했다.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차세대 제품 관련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재차 내주게 됐다. 다만 양사는 여전히 마이크론에 앞선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32단 낸드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전작 176단 낸드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50% 빠르고 패키징 면적은 28% 줄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 분야에서 연이어 세계 최초 타이틀을 획득했다. 2020년 11월과 2021년 1월에 각각 176단 낸드, 10나노미터(nm)급 4세대(1a) D램을 경쟁사보다 먼저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발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 국내 메모리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양사는 공식 행사를 통해 불식시키고자 했다.

작년 4월 삼성전자는 2021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0nm급 3세대(1z) D램 선폭은 15nm”라면서 “양산 예정인 1a D램은 14nm”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2016년 D램 공정이 10nm대에 진입하면서 메모리 제조사들은 정확한 숫자를 표기하지 않기로 했다. 기술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1nm의 선폭을 줄이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기는 애매해진 영향이다. 통상 1z D램은 10nm 중반으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선폭을 명확하게 드러낸 건 경쟁사와 격차가 여전하다는 걸 증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a D램의 경우 삼성전자 14.0nm라면 다른 업체는 14.Xnm 수준이다.

지난 4월 2022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10nm급 5세대(1b) 선폭을 12nm로 공개했다. 역시 경쟁사 대비 우수한 기록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27일 SK하이닉스는 2022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등산할 때 사람마다 페이스가 있다. 특정 시점에 템포를 높이거나 늦추거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만의 템포를 지켜가면서 이전에 이루지 못한 경제성을 달성하는 게 최고의 목표다. 시장 대비 뛰어난 비트그로스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올해 말 기준 176단 낸드 비중 70% 달성해 원가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마이크론 신제품보다 6단 높은 238단 낸드를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것이라는 로드맵도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먼저 못한 게 아니라 안 한거다’라는 식의 뉘앙스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마이크론 지위상 조기 출시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낸드 부문에서는 주요 업체 중 최하위인데다 서버 시장점유율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낸드 분야 점유율은 2020년 8.8%에서 2021년 5.8%로 축소했다. 해당 제품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탑재되는 낸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현 솔리다임)를 인수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위상이 달라진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포함해 낸드 점유율이 20% 초반(2022년 말 기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시장은 신기술 선점보다는 비즈니스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하는 거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연내 10nm급 5세대(1b) D램을 양산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실화하면 차세대 D램 최초 타이틀 역시 마이크론 몫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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