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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 퇴직금 주려 정관 개정?···윈스, 매각설과 맞물린 비판에 곤혹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사이버보안 기업 윈스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진행, 정관 개정 및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2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주총회는 큰 이견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직급 체계를 변경하는 데 더해 달라진 직급에 따라 정관의 표현을 일부 고치는 것이 주요 안건이었다. 기존에는 없던 회장직을 신설하고 대표이사와 사장을 분리했다.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등을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

중간배당 조문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연말에 배당을 하던 것에서 6월 30일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준일 이후 45일 내에 진행되도록 규정했다.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한 개정도 이뤄졌다. 사외임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는데, 퇴직금 지급 대상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또 해당 규정은 6월 29일부터 시행하며, 기존 임원에는 최초 재임기간에 소급 적용한다는 내용도 더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관 및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이 최근 도는 매각설과 맞물려, 김을재 회장을 위한 조치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논란의 불씨를 당긴 윈스의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논란의 불씨를 당긴 윈스의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윈스의 정관에서 회장이라는 직책이 기재된 것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처음이다. 기존에는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상무이사보를 퇴직금 지급 대상으로 삼았다. 3월 16일 공시된 작년 사업보고서에는 김 회장의 직위가 이사로 돼 있었기 때문에 정관상으로는 퇴직금 지급의 사각지대에 놓였었다.

윈스는 정관 변경에 앞서 지난 5월 16일 공시된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이미 ‘김을재 회장’이라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 윈스 측은 “정관 개정은 문서상의 표기를 바로잡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윈스 초창기부터 김을재 회장에게는 회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왔고, 설령 정관이 개정되지 않았더라도 사내이사인 만큼 퇴직금은 지급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도한 퇴직금을 주기 위한 작업’이라는 비판은 모호하다. 법상 임원의 퇴직금은 지난 1년간의 급여 총액의 2배 한도로 지급이 되도록 돼 있다. 5억원 이상 급여를 받은 이는 누구인지와 액수도 공시하게 돼 있는데, 작년 기준 윈스의 임원 중 5억원 이상 급여자는 없다. 설령 김을재 회장이 퇴직금을 받더라도 10억원 미만이 되는 셈이다. 2분기 이후 급작스레 임원 급여액이 늘어나는 등의 일이 없다면 퇴직금에 대한 문제는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윈스 관계자는 “매각설과 맞물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수차례 말했지만 회사 매각은 사실무근이다. 김을재 회장도 당장 퇴직하지 않는다. 때문에 매각이나 퇴직을 염두하고 가정을 말하시는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는 별개로 중간배당을 할 경우 최대 수혜자는 김을재 회장이 맞다. 김을재 회장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영위하는 금양통신의 대표다. 금양통신은 윈스의 최대주주로, 김을재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했다. 이를 통해 개인 지분 3.84%에 더해 금양통신 지분 21.64%까지, 김을재 회장이 보유한 윈스의 지분은 25.48%다.

김을재 회장이 윈스를 인수한 후 2000년부터 윈스를 이끌어 온 김대연 전 대표는 3.84%의 지분을 지녔다. 김 전 대표는 22년간 기업을 이끌어오며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2월에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1분기 직위는 이사로 적시돼 있다. 사내에서는 부회장으로 불리는 중이다.

한편 윈스는 지난 2월 김을재 회장의 아들이자 김대연 전 대표의 사촌동생인 김보연 대표가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각설에 휩싸인 상태다. 현재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를 중심으로 매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KCGI는 작년 12월 1만9000원에 윈스 지분 15.4%를 매수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회사 측은 매각설과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상태다.

인수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는 윈스의 입장과는 별개로 소문은 무성하게 퍼지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윈스의 매각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매각이 될지, 아니면 과거처럼 소문에 지나지 않을지는 시간이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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