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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매각 소문 도는 윈스··· 키 잡은 ‘강성부 펀드’ KCGI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 중 매출 4위인 윈스의 매각설이 파다하다. 인수자 및 금액, 시기 등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힘든 정보가 오가는 가운데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키를 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윈스의 매각설은 점차 확산되는 중이다. 4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되리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윈스 측이 매각설과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소문에 힘을 싣는 것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2대 주주 KCGI의 존재다.

KCGI는 2021년 12월 15일 장외 매수를 통해 윈스의 지분을 확보했다. 씨이피시큐리티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53만3332주 및 전환사채권 117만3333주를 비롯해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전환사채권, 신주인수권부사채권 42만6666주를 장외매수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매수 가격이다. KCGI는 주식 및 전환사채권을 1만9000원에 일괄 매수했다. KCGI의 인수가는 12월 15일 종가 1만6800원 대비 13% 높은 금액이다. KCGI는 전환사채권 및 신주인수권부사채권 인수 1주일 뒤인 12월 22일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15.4%를 지닌 2대 주주가 됐다.

업계에서는 KCGI의 윈스 지분 인수는 입수합병(M&A)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KCGI가 시장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윈스의 지분을 대량 매수했는데, 웃돈을 주며 인수하고 전환청구권 역시 곧바로 행사한 것은 의결권을 확보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는 해석이다.

윈스의 인수자로 물망에 오르는 기업은 국내 2위 방산업체 LIG넥스원이다. LIG넥스원은 과거 KCGI와 함께 네트워크 시험·계측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이노와이어리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노와이어리스 때처럼 KCGI가 가교가 돼 LIG넥스원이 윈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KCGI는 LIG넥스원과 함께 2018년 투자 합자회사를 설립해 이노와이어리스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2년 뒤 확보한 지분을 LIG넥스원에게 매도함으로써 LIG넥스원이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결과적으로 LIG넥스원의 이노와이어리스 인수 과정을 지원사격한 셈이다.

KCGI와 LIG그룹은 이후로도 협력해왔다. 2021년 10월 KCGI는 LIG넥스원 교환사채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LIG는 해당 자금으로 군수사업에 치중돼 있는 사업을 민수사업으로 다각화하기 위한 M&A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는데, 2개월여 뒤 KCGI가 윈스에 투자하며 LIG넥스원이 윈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에 불이 붙었다.

매각설에도 불구, 윈스의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중이다. 지난 20거래일 동안 일평균 거래량은 8만주에도 못미친다. 다만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1만8450원에 근접한 액수에서 횡보 중이다.

한편 윈스와 LIG넥스원은 매각·인수설을 부인 중이다. 그러나 M&A 관련 기업들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최근 사례도 있다. KCGI는 2018년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인 이후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나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됨에 따라 작년부터 KCGI가 엑시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KCGI는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엑시트를 부인했지만, 3월 28일 호반건설에 한진칼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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