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가 올해 3분기 5G 기반 무선사업을 주축으로 호실적을 올렸다. 3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해 질적 성장을 이뤘다.
반면 올 3분기 설비투자(CAPEX) 규모는 3사 공통으로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 성장에는 이러한 비용절감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5G 품질 불만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2021년 3분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3사 합산 5G 가입자 수는 약 1836만명이다. SK텔레콤의 경우 5G 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만명 늘어 103% 증가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KT는 99.7% 성장했다. LG유플러스도 89.1% 증가해 대체로 두 배 안팎 가입자 성장을 거뒀다.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는 오히려 유지·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최근까지 5G 단말 보급이 확대되고 대중화된 흐름이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에서 출시한 신규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통신사들도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다.
5G 가입자 증대는 곧 통신사 매출과 직결된다. 5G 가입자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LTE 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이후 매분기 전년보다 2~3%대 ARPU 성장을 보여왔다. 이번 분기 SK텔레콤의 무선 ARPU는 3만669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KT는 2.7% 오른 3만2476원이었다.
이에 힘입어 통신3사의 올 3분기 합산 매출은 14조406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조8179억원)보다 4.2% 증가한 금액이다.
◆ 통신3사, 3분기 일제히 CAPEX 하락…“연간으로 봐야”
영업이익 성장세는 더 크다. 통신3사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23억원으로, 전년동기(8869억원)보다 18.6% 증가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보다도 소폭 상회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수익성 개선엔 CAPEX가 줄어든 것이 한몫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유무선 합산 CAPEX(5099억원)는 전년동기 대비 28.5% 증가했지만, 무선 CAPEX(3059억원)만 따로 떼고 보면 전분기보다 39.9% 줄었다. 3분기까지 올해 누적 무선 CAPEX를 보면 SK텔레콤은 총 1조1539억원을 집행해 전년보다 21.5% 급감했고, KT(1조4648억원)도 17.9% 줄었다. LG유플러스(1조4638억원)도 8.4% 감소세였다.
일각에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5G 품질 불만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작 통신사들이 설비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KT의 경우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통신 장애가 있었던 만큼 더욱 눈초리가 따가운 상황이다.
다만 CAPEX의 경우 분기별 오르내림보다는 연간 총 투자 규모를 놓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설비 발주부터 실제 준공 과정을 거쳐 금액이 집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통상 통신사들의 CAPEX 집행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올해 3분기의 경우 발주는 계획대로 했지만 계절적인 요인과 코로나19 영향, 원자재 공급 차질 등 문제로 준공이 늦어진 면이 있다”며 “연간으로는 통신3사 모두 지난해 집행된 금액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신3사는 모두 올해 CAPEX 규모를 예년과 비슷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 김영진 재무실장(CFO)은 2021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CAPEX 집행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며, 통신품질 향상과 디지코 사업 확대를 위해 연간 기준으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