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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없는 세상 온다…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 AI 검색에 구글이 수용 못할 조건

김문기 기자
에디 큐(Eddy Cue)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
에디 큐(Eddy Cue)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AI 검색엔진에 사파리 도입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구글 중심의 검색 시장에 돌을 던졌다. 동시에 애플은 ‘아이폰 없는 미래’까지 거론하며 기술 전환기의 방향성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구글과의 20년 검색 제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발언으로 해석된다.

7일(현지시간) 미IT전문매체 더버지, 애플인사이더, 나인투파이브맥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에디 큐(Eddy Cue)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의 ‘시정조치(remedies)’ 단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애플이 사파리에 오픈AI, 퍼블렉시티(Perplexity), 앤트로픽(Anthropic)와 같은 AI 검색업체들을 추가할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언급한 AI 기업들을 거론하며 사파리가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되지는 않겠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결국 구글도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큐 수석부사장은 사파리에서 이뤄진 구글 검색량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사파리 출시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사용자들이 정보 탐색에 있어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보다 대화형 AI 응답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애플은 작년 8월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해 시리(Siri)에 챗GPT를 연동하기 시작했고, iOS18부터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통해 다양한 AI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애플이 사파리 검색엔진 기본값을 구글로 설정하고 받는 연간 수익은 약 200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이는 구글이 애플에 지급하는 광고 수익 분배금이며, 미국 법무부(DoJ)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핵심 논거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구글과 독점 계약을 유지해 왔지만, 큐는 이날 이 계약을 잃을까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다만, 기술적 판도 변화는 애플 내부의 전략 재편을 촉진시키고 있다. 큐는 AI는 새로운 기술 전환기이며,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2030년에 아이폰을 기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예단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10년 후 애플이 더 이상 아이폰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과 맥을 함께 했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들은 애플이 자사 플랫폼 중심 사고를 넘어선 ‘탈하드웨어적 전략’, 즉 AI 중심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법정에서 큐 수석부사장은 구글 외에는 오랫동안 선택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구글이 애플 인텔리전스 참여를 놓고 오픈AI와 경쟁했지만, 애플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결국 오픈AI와 손잡았다고 증언했다.

애플의 증언은 향후 구글의 운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워싱턴 연방법원의 아밋 메타 판사는 구글이 불법적으로 검색 독점을 유지해 왔다는 1심 유죄 판결에 따라, 구글에 어떤 시정조치를 내릴지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Chrome)과 광고 기술 사업을 분사하고, 모바일에서 디폴트 검색 지위를 사들이는 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최종 판결은 오는 8월경 나올 예정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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