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문화재청‧구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 AR로 구현 -8월 전세계서 즐기는 ‘창덕궁아리랑엣홈’ 출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온유는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있다. 친구들과 창덕궁에 왔지만, 수많은 계단에 곳곳을 살펴보기란 쉽지 않다. 같이 가자는 친구 말에 “괜찮다”는 말을 괜스레 던진다. 하지만, 5G로 구현된 창덕궁 AR 앱이 열리자 온유 앞에 해치가 나타났다. 해치는 증강현실로(AR)로 600년 전 찬란했던 왕실생활을 온유에게 보여줬다, AR 속 온유의 걸음은 문턱을 넘어 제한구역을 포함해 창덕궁 곳곳으로 향했다.
5G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창덕궁 AR프로젝트’가 모습을 공개했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한국 대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위에 AR 기술로 새롭게 구현했다고 27일 밝혔다.
창덕궁은 1405년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이 건립한 궁궐이다. 조선 전기에는 정궁 경복궁에 이은 제2의 궁궐 역할을 했다.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된 조선 후기에는 법궁 겸 정궁 역할을 하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다. 1997년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궁 관람, 전시, 공연 등 문화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5G를 통해 전 세계인이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SK텔레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5G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5G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을 누구나 쉽게 가까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어린아이, 휠체어 이용자, 출입제한 구역을 보고 싶은 관람객 한 명 한 명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설 속 해치 ”따라오시게“, 5G·AR로 문화 갈증 해소=관람객이 5G 스마트폰에서 ‘창덕ARirang(창덕아리랑)’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타난다. 일반 코스와 휠체어를 탄 관람객을 배려한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해치는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한다. 커다란 눈망울과 들쑥날쑥한 푸르스름한 피부 표면이 움직일 때마다 들썩거려 신비감을 더한다. 혹여나 늦게 걸으면 해치는 그 자리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해치는 ”따라오시게“라는 말과 함께 창덕궁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계단을 조심하라는 세심함도 엿보인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증강현실 속에 신비로운 문이 생긴다. 그 문에 발을 디디면 고즈넉한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순간이동한다.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 ‘춘앵무’를 AR로 관람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R스튜디오에서 106대 4K 카메라로 360도, 초당 최대 60프레임으로 촬영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입체형상을 생성했다.
희정당이나 후원 내부 등 문화재 보존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구역까지 해치와 함께라면 들어가 볼 수 있다. 고화질 360도 가상현실(VR)로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다.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증강현실 속 왕·왕후와 함께 AR 사진촬영을 할 수 있고 낙선재에서는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전세계에서 창덕궁 아름다움 느낀다=이를 가능케 하는 창덕아리랑 앱은 오는 28일부터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를 통해 통신3사 고객 모두 내려받을 수 있다.
창덕아리랑 서비스 지원 단말은 ▲갤럭시S10 5G ▲LG V50 5G ▲갤럭시노트10+ ▲갤럭시S20 시리즈이며 추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LTE 단말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고품질 실감 콘텐츠 구현을 위해 5G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앱 용량만 5GB에 달한다. 대신, SK텔레콤은 5G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 무료 대여 서비스를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전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ARirang 앳홈’ 서비스를 다음달 출시한다. 한국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도 앱을 통해 어디에서나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창덕아리랑은 SK텔레콤의 첫 번째 5G MEC 기반 소비자(B2C) 서비스다. MEC는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관제 등 초저지연 성능을 높이는 5G기술로, 이번 창덕아리랑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지름길’을 만들어 준 핵심기술이다. 실제 창덕궁 관람객 5G 스마트폰을 근처에 설치된 MEC와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약 60% 개선된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숙장문, 낙선재, 후원입구, 인정전 뒷뜰 등 창덕궁 안 6곳에 5G 기지국 12식을 구축했다. 문화재청 역시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 노인 등을 위해 창덕궁 내 주요 길목에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취약계층도 문화유산을 즐기고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AR 문화관람 위해 코로나19 속 원격협업=SK텔레콤은 구글, 영국 개발 제작사인 넥서스 스튜디오, 한국 AR 개발사 시어스랩과 협력해 구글 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인 ‘AR코어(Core)’를 통해 실감형 AR 서비스를 개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SK텔레콤과 구글 개발팀 간 대면 협력이 어려워지면서, 3D입체영상 촬영부터 앱 개발, 필드테스트까지 한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원격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구글코리아 사장 존 리(John Lee)는 “5G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 구글 최첨단 AR 기술을 첫 선을 보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구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과 아름답고 긍정적인 순간들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예희강 브랜드마케팅그룹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시대에 문화재청, 구글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가치를 SK텔레콤 5G 기술을 통해 전세계에 전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ICT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