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업 6만시대]③ 개발자 취업난에 스타트업 경쟁력도 ‘흔들’
국내 소프트웨어(SW) 사업자 신청 수가 6만개를 돌파했다. 2015년 3만개에서 10년 만에 약 2배로 늘어난 수치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2%에 불과하다. 대다수가 영세기업인 상황에서 디지털전환과 AI시대를 맞아 SW산업 질적 성장이 과제로 남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SW기업 6만 시대 명암을 진단하고, 산업 성장의 질적 도약을 위한 방안을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사업자 신청기업 수가 6만개를 돌파했지만, 산업 내부를 살펴보면 개발자 취업난과 스타트업 수익 모델 부재 등 여러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생성형AI 등장으로 인한 시장 변화까지 겹치며 SW산업 생태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SW개발자 채용시장 변화와 생성형 AI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SW 개발자 채용시장은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 호황기를 지나 현재 크게 위축된 상태다. 팬데믹 기간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SW 개발자 수요가 급증했으나, 이후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스타트업 레시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965건으로 전년대비 약 65% 급감했다. 투자금액도 5조8110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이는 투자 호황기였던 2021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 절벽은 스타트업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연도별 1~3분기 누적 기준 2021년 71건이었던 스타트업 폐업 건수는 2022년 92건, 2023년 119건, 2024년 144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SW스타트업을 운영하는 A대표는 “개발자 1명 뽑는 공고에 작년에는60~70명이 지원했다면, 최근에는 200명이 몰린다”면서 “기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다니던 개발자들이 갈 곳이 없어 개인사업자로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그만큼 폐업률도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생성형 AI 이슈가 불거지면서 개발자들 취업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결국 많은 개발자들이 개인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채용시장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개발자들의 진로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생성형 AI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도 주목된다. SPRi 보고서는 생성형 AI가 SW 개발자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단순 반복 작업의 자동화로 초급 개발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개발자들의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역량 개발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생성형 AI 도구 활용이 확산되면서 SW 개발자들 역량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개발자들 간 기술 격차를 줄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개인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정부 지원정책 효율성 제고도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원 체계가 양적 성장에만 치중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창업 단계의 초기 지원은 비교적 풍부하지만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대규모 투자나 사업화 지원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SW기업들이 초기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년 경력 한 SW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이 100억원이면 1억씩 100개 기업에 나눠주기식으로 집행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기업 2곳을 골라 50억씩 집중 지원하는 게 부가가치 창출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초 기술 투자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정보화 사업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국내 경쟁력 있는 SW기업들이 제값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W산업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재 육성과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맞춰 개발자들 역량 재정립이 필요하다. 단순 코딩 능력을 넘어 AI 도구를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 비즈니스 기획 역량 등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 지원, 해외 진출 지원 등 종합적인 생태계 지원 정책이 요구된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창업기업 구매제도와 벤처나라 혁신제품 구매 활성화 등을 통해 작은 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민간 경기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를 SW산업 내실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닌 기술력과 수익성을 갖춘 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지원,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개발자들의 역량 강화 지원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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