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열처리 탈일본’ 비아트론, OLED에 생명 불어넣는다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디스플레이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는 필수적이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RGB(레드·그린·블루) 픽셀을 제어한다.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이다. 반도체 종류에 따라 비정질실리콘(a-Si), 옥사이드(Oxide),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등으로 나뉜다.

TFT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열처리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공정은 TFT 기판에 흐르는 전자의 이동을 자유롭게 만들어 전기적 특성을 좋게 한다. 즉, 스위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차원이다.

증착, 식각 단계에서 사용하는 장비가 있듯이 열처리 공정에도 전용장비가 있다. 해당 제품의 주요 공급사는 국내 비아트론·원익IPS, 일본 YAC, KOYO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비아트론은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주요 패널 제조사 생산라인에는 비아트론의 장비가 꼭 들어가 있을 정도다. 일본의존도를 낮춰준 셈이다.

비아트론은 창립자인 김형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IBM·LG반도체 연구원, 홍익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01년 비아트론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초기 매출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성장과 TFT 기술력 상승으로 열처리 장비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중국도 디스플레이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비아트론은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서 자리매김했다.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만난 비아트론 관계자는 “고온의 열처리 공정이 가능한 장비업체는 손에 꼽는다. 비아트론은 다양한 방식, 상황 등마다 다른 맞춤형 열처리 장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아트론의 제품은 온도, 시간, 공정 등에 따라 다르게 제작된다.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인라인 RTA(Rapid Thermal Annealing), 배치 퍼니스, 폴리이미드 경화(Polyimide Curing) 장비 등이다.

인라인 RTA는 LTPS에 주로 쓰인다. 한 번에 한 장씩 처리하는 장비다. 결정화(650~780도), 활성화(550~650도), 선수축(550~700도), 탈수소화(350~500도) 등 4가지 공정을 수행한다. 배치 퍼니스는 한 번에 다수의 TFT를 열처리한다. 15장 이상이 동시에 투입된다. 대형 패널 위주인 옥사이드 TFT 제작 시 사용한다. LTPS와 달리 1차례 공정만 거친다. 약 400도 온도에서 1~2시간을 열처리한다.

PIC는 PI 기판을 제작하기 위해 PI 용액을 고온으로 경화하는 장비다. 이 제품도 배치 퍼니스 타입으로 한 번에 10장씩 투입되기도 한다. 단계별로 다른 온도가 요구돼 멀티 열처리도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단단한(리지드) 패널이냐, 유연한(플렉시블) 패널이냐에 따라 PIC 적용 여부가 갈린다. 플렉시블 제품일수록 비아트론이 투입할 장비가 많아진다는 의미”라며 “LTPS와 옥사이드를 결합한 저온폴리옥사이드(LTPO)으로 업그레이드 되면 공급하는 장비는 더욱 늘어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공정이 복잡해지고, 필요한 장비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트렌드는 플렉서블과 LTPO로 향하고 있다. 비아트론의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비아트론은 열처리 장비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지만, 특정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회사는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 중이다. 회사 규모 확장을 위한 대안 모색도 이뤄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장비 외에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회사의 변화가 속속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비아트론은 지난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매출액 21억1108만원, 영업손실 9억3475만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88.6% 감소, 적자전환이다. BOE, CSOT 등의 투자가 늘면서 2분기 성적표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