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시장의 반등으로 관련 업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칩 메이커가 증설하자, 협력사들도 생산능력(CAPA) 확대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 유니테스트, 에스앤에스텍, SKC 등은 잇따라 신규 투자 소식을 전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대덕전자는 지난 14일 반도체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 시장 확대에 따른 생산설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900억원, 기간은 오는 2021년 6월30일까지다.
FC-BGA는 PCB 앞면에 칩을, 뒷면에 범프를 배치한 표면실장형 패키지기판이다. 전기 및 열적 특성을 향상시켰다. 고집적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주로 중앙처리장치(CPU) 패키지기판으로 활용된다. 북미 고객사와의 거래가 유력하다.
검사장비 업체 유니테스트는 지난 10일 신공장을 증설한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151억원, 기간은 2021년 6월30일까지다.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번인·컴포넌트·모듈 테스트 장비 등이 주력이다.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대만 난야테크놀로지다.
이번 투자는 기존 생산라인을 신공장으로 옮기는 개념이다. 공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캐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선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다.
소재 기업 에스앤에스텍와 SKC도 마찬가지다. 에스앤에스텍은 극자외선(EUV)용 블랭크마스크 및 펠리클 기술개발과 양산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12일 전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 펠리클은 포토마스크를 보호하기 위해 씌우는 박막이다.
SKC는 지난 5월26일 충남 천안에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패드 공장을 짓는다고 공시했다. 투자 규모는 465억원, 기간은 오는 12월까지다. CMP 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연마해 평탄화하는 소재다. 반도체 집적도를 높인다. 이 제품은 기술 장벽이 높아, 미국 업체로부터 수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투자로 관련 제품 국산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며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일정 수준의 수요는 꾸준할 것이다. 업체들도 이를 반영한 투자 진행 및 계획 수립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도 평택 2공장에 낸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2021년 하반기 양산 예정으로 약 8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2공장에는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도 들어선다. 동시에 중국 시안 2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M16 공장을 짓고 있다.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최첨단 D램이 생산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우시 공장에 3조2000억원을 투입하며 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을 겪은 인텔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4나노미터(nm) 공정 생산 시설에 10억달러(약 1조182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여전히 CPU 공급이 빡빡하다. 올해는 85억달러(약 10조원)를 CPU 라인 확보 및 차세대 공정 관련 장비 구매에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