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가 중국 왓슨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급성장 중인 동박 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17일 SK는 왓슨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2700억원 규모 신규 투자에 이은 두 번째 계약이다.
왓슨은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다. SK 투자 이후 경쟁사 인수, 공장 신설 등을 통해 생산능력(CAPA, 캐파)을 확대하고 있다. 왓슨의 전지용 동박 캐파(7월 기준)는 연간 4만톤이다. 주요 동박 제조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오는 2025년 14만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이다. 배터리 4대 소재인 음극의 원재료다. 동박 제조는 얇고, 넓고 균일한 표면의 구리 호일을 길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디. 이 때문에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과 우수한 설비 경쟁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완성차가 요구하는 수준에 충족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6곳 정도다.
왓슨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왓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77억원과 781억원이다. 동박 시장은 올해 14만톤에서 2025년 75만톤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왓슨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SK 관계자는 “SK는 전기차 관련 부품 및 소재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왓슨 투자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C는 지난해 SK넥실리스(전 KCFT)를 인수한 바 있다. SK넥실리스 역시 동박 제조사로, SK그룹 합류 이후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전북 정읍 공장을 증설 중이며, 향후 배터리 고객사가 있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전폭 지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