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돋보인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K배터리’가 대세다.
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4월 판매된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은 1위를 유지했다. 이 기간 LG화학은 6.6기가와트시(GWh)를 기록, 시장점유율 25.5%를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91.0% 성장한 수치다.
LG화학의 상승세는 테슬라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덕분이다. 경쟁사 파나소닉의 최대 고객사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LG화학은 지난 2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배터리 전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선두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 볼보, GM, 현대, 루시드모터스 등 다양한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5위)와 SK이노베이션(7위)도 선전했다. 양사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18.9%, 74.3% 증가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BMW·파사트,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 등 고객사 판매 호조 영향을 받았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16.2%에서 35.3%로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 업체의 상승세는 시장 부진 속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과 중국의 주요 업체는 나란히 부진했다. 같은 기간 파나소닉, CATL, BYD는 각각 14.9%, 32.7%, 70.5% 하락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업체의 선전이 눈에 띈다”며 “기술력과 다수 고객사를 동시에 확보한 만큼 업황 반등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5.4GWh로 전년동기대비 39.8%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중국 시장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부진한 업체들도 반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