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국내 배터리 3사를 순회했다. 이들 업체의 ‘전기차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보유한 미국·유럽 등에서 자체 배터리 공급망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기업 간 협력은 긍정적이다.
7일 정 수석부회장은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오는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날 최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양 그룹의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 경영진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 공장, 6월 LG화학 오창 공장을 찾았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삼성과는 전고체전지 기술 동향 및 개발 현황 등을 공유했다. 전고체전지는 차세대 배터리로 기존 제품 대비 대용량 및 높은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다. 현대차는 LG와는 이미 배터리 거래 중이며, E-GMP 2차 공급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 차례 만남으로 엄청난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기업 총수 간 회동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전기치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확실한 공급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이번 연이은 논의는 그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1년 이후 순수전기차(EV)를 국내외 누적 27만여대 판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20년 1분기 총 2만4116대의 EV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자체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업계의 협력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배터리,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은 시장점유율 24.2%를 달성, 전체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7.8기가와트시(GWh)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70.5% 성장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점유율 6.4%, 4.1%를 차지하면서 4위와 7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