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는 후공정 위주다. 패키징, 테스트 등이 대상이다. 노광, 증착 등 전공정 다음 단계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진 분야다. 하지만 공정 미세화 등으로 후공정의 역할이 확대됐고, 성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가치가 높아진 상태다.
테스트 부품·장비 전문업체 티에스이도 같은 맥락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만난 티에스이 관계자는 “회사 매출이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한 번에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지만,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성장하는 분위기”라며 “테스트 분야 기업 특성이 그렇다. 반도체 집적도 향상 등으로 관련 부품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에스이는 삼성 출신인 권상준 회장이 지난 1995년 설립한 회사다. 권 회장의 전문 분야였던 인터페이스 보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제품을 국산화하는 성과를 냈고, 프로드카드 등을 개발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지난 2011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현재는 2대 주주이자 현대 반도체 출신인 김철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프로브카드를 비롯해 테스트소켓, 인터페이스 보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테스트 장비 등을 주력으로 한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다. 프로브카드에 장착된 프로브 바늘이 웨이퍼에 접촉, 전기 신호를 보낸다. 돌아오는 신호에 따라 불량 칩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테스트소켓은 파이널 테스트에서 칩과 검사장비를 연결하는 로드 보드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이다. 인터페이스 보드는 테스터와 핸들러를 연결하는 제품이다. 티에스이의 OLED 테스트장비는 전류 구동 등이 정상적으로 되는지 판단하는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프로브카드 업체는 낸드플래시용이 대부분이다. D램 쪽은 진입장벽이 높아 해외 업체들이 장악하는 분야”라며 “티에스이는 D램용 제품의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및 중국 패널사 등이다. 반도체는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대적이고, 디스플레이는 회사별 투자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다. 제품별 매출은 고른 편이다.
티에스이의 또 다른 강점은 수직계열화다. 복수의 자회사를 통해 필요한 부품, 자재 등을 공급받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는 타이거일렉, 프로브 핀은 메가터치 등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를 다루는 엘디티, 반도체 테스트 하우스를 담당하는 지엠테스트 등도 있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금 보유량도 많아, 점차 자체 소화 가능한 분야를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티에스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1분기 매출액 572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8억원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언택트) 수요 확대로 메모리 시장이 살아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