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머신비전(Machine Vision)은 대표적인 사례다. 컴퓨터를 사용해 사람의 시각 능력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머신비전은 스마트팩토리, 검사장비, 자율주행차 등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뷰온은 머신비전을 기반으로 장비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윤영옥 대표가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미국 GE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23년을 근무했다. GE 코리아 테크놀로지센터 대표, GE 헬스케어 코리아 상무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17년 GE를 퇴사하고, 동생이자 윤영엽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세운 뷰온시스템 대표를 맡게 됐다. 이후 2018년 뷰온 법인을 설립, 본격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갔다.
뷰온은 설립 초기 자동차 AVN(Audio Video Navigation) 검사, 고압전극 고무표면검사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신생 업체인 만큼 큰 성과를 내기는 힘들었다. 지난 2016년 자체 표면검사기술인 ‘서피인스펙트’를 개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후 콘덴서 표면검사장비·반도체 웨이퍼 자동 얼라인 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2차전지 표면검사 장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머신비전은 여러 산업에서 많이 적용되고, 각광 받는 분야다. 뷰온은 검사 분야를 자동화하고, 양품과 불량을 구분해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뷰온은 현재 국내 대형 배터리 제조사에 2차전지 표면검사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표면검사는 ‘비정형성’이어서 머신비전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 스크래치 강도 판단, 고광택 재질의 난반사 등을 데이터로 정리해야 하는 탓이다. 그동안 사람이 직접 해온 이유다. 작업자가 표면검사를 진행할 경우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있고, 인건비가 추가되는 문제가 있었다. 뷰온은 머신비전 기술을 개선, 기계가 직접 정품을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스크래치의 수준을 판정해 양품 여부를 가려낸다.
뷰온은 2차전지 중 파우치 타입이 주력이다. 향후 각형, 원통형 등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기존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웨이퍼 얼라인 시스템, 자동차 부품검사 등도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인력을 점차 늘리면서 다른 분야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윤 대표는 “직원 39명 중 30명 이상 연구개발(R&D) 파트다. 기술 개발에 집중, 제품을 지속 개선할 것”이라며 “인력도 매년 10명 수준으로 충원하면서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6년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고 2018년 33억원, 2019년 81억원으로 뛰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로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에 공장을 설립해 장비 조립도 자체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내후년 코스닥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뷰온은 아직 2차전지에 국한돼 있지만, 다방면으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향후 헬스케어 제품, 태양광 패널 검사 등도 진출할 수 있다”며 “머신비전의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 및 개선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솔루션 제공 업체로도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