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일본 디스플레이의 위기는 계속된다.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열에 합류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사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어려워진 탓이다. ‘탈LCD’에 실패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하반기 출시예정인 아이폰12 전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한다.
아이폰12 시리즈는 4개 모델로 판매될 예정이다. 아이폰12(5.4인치), 아이폰12맥스(6.1인치), 아이폰12프로(6.1인치), 아이폰12프로맥스(6.7인치)다.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2맥스 물량 일부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삼성디스플레이 전담이다.
애플의 LCD 패널 납품사에 직격탄이다. JDI도 해당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일본 경제산업성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등의 LCD 사업부를 통합해 만들어졌다. 사실상 일본 디스플레이의 마지막 희망이다. 당시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이라는 칭호까지 얻었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JDI의 주요 수입처는 애플이다. 아이폰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매출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애플 의존도가 높다. 애플 역시 패널 공급사 멀티 벤더 구축 차원에서 JDI를 지원하는 등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애플이 OLED로 전환하면서 JDI는 최대 수입원을 잃을 판이다. 아이폰SE 등에 여전히 LCD가 투입되지만, 신제품 물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2014년 이후 매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JDI는 시장 상황에 맞춰 OLED 전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재정 악화로 여의치 않다. 업계에서는 당장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더라도 양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JOLED가 간혹 언급되는 정도고, 다른 업체들은 소식도 거의 없다”며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전환에 실패하면서, 점점 더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