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애플 동맹’이 굳건하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다수 협력사와의 거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할 아이폰13 시리즈 등에서 현재 협력사 라인업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만 TSMC는 아이폰13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5’ 생산을 독점할 예정이다. TSMC는 지난 2015년부터 아이폰 AP를 단독으로 양산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와 양분했지만, 독점 체제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나노 공정, 패키징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과 애플 간 협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 카메라 채택으로 LG이노텍의 모듈 공급량이 늘어난 가운데, 3차원(3D) 센싱모듈 등 고부가가치 수요도 꾸준히 증가세다.
애플의 비행시간거리측정(Time of Flight·ToF) 모듈 채용도 LG이노텍에 호재다. 이 제품은 아이폰12 후면에 탑재될 예정이다. ToF 모듈은 피사체에 보낸 광원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 거리를 인식한다. 제품을 만지지 않고도 동작 인식, 증강현실(AR) 등의 기능을 구현하게 한다. 기존 SL(Structured Light) 방식보다 장거리 인식이 가능, 5세대(5G) 이동통신 및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콘텐츠에 적합하다.
이미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에 투입한 바 있지만, 갤럭시노트20에서는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2를 기점으로 ToF 활용도를 높일 전망이다. 사실상 ‘아이폰의 눈’은 LG이노텍이 책임지게 된 셈이다.
하이비젼시스템과 덕우전자도 LG이노텍과 동행한다. 각각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부품을 만드는 업체다. 애플이 부품업체 발주량을 통상 대비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업체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애플은 LG이노텍을 중심으로 한 카메라 모듈 연합군의 제품 품질에 만족하는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도 애플과 관계를 지속한다. 애플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택률이 높아짐에 따라 비에이치도 해당 부품 생산량이 늘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 협력사로 진입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들어가면 애플과 관계를 오래 이어가는 편”이라며 “애플 래퍼런스를 바탕으로 국내, 중국 등 스마트폰 업체와도 거래를 틀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