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기계라고 하면 단추 하나만 눌러도 모든 걸 나를 위해 해줘야하는데, 세탁기‧건조기 등 100년 넘은 기계들이 진화를 안 하고 있었다. 세탁기를 어떤 코스로 돌릴지, 세제는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몰라 겪었던 많은 불편사항들을 풀어주는 게 그랑데AI다. 기계다운 기계가 나왔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는 29일 강남구 도산대로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 본점에 깜짝 등장해 이같이 말하며 ‘프로젝트 프리즘’과 신제품 그랑데AI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생활가전 사업 비전이다. 밀레니얼 세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해 나만의 ‘맞춤형 가전’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제품으로 지난해 하반기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디자인‧색상을 사용자 취향대로 고를 수 있도록 감성적 측면의 혁신을 내세웠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정체돼있던 냉장고 시장이 다시 커졌다.
김 사장은 “국내 냉장고 시장이 재작년까지 역성장하다가 비스포크가 나온 후 비스포크가 위치한 세그먼트 시장이 15% 성장했다”며 “삼성전자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성장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후속작은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다. 비스포크가 디자인의 다양성을 내세운 맞춤형 가전이라면, 그랑데AI는 사용자들의 ‘런드리라이프’를 분석한 후 알아서 세척‧건조해주는 경험 측면의 맞춤형 제품이다.
이 세탁기·건조기는 특정 세탁코스를 선택하면 여기에 맞는 건조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해 주는 ‘AI 코스연동’를 담았다.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코스와 옵션을 기억해 순서를 패널에 띄우는 ‘AI 습관기억’ 기능도 적용됐다. 빨래 무게와 오염 정도를 자동으로 감지해 적정량의 세제를 투입하는 맞춤 세탁이 가능하다. 올 상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홈 미니’ 등 AI 스피커와 연결하면 음성명령으로도 작동된다.
이날 김현석 사장에 이어 생활가전사업부장에 오른 이재승 부사장이 직접 그랑데AI를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가 결합돼 기기를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사용자에게 더 맞는 기능을 제안한다”며 “사용자가 기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기가 나를 위해 알아서 해 주는 소비자 경험의 혁신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랑데AI는 기존 제품들보다 기능들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그러나 기계가 AI를 적용해 똑똑해졌을 뿐 아니라 사용자경험(UX)도 직관적으로 개선돼 오랜 기간 ‘일반 가전’ 제품들을 썼던 중장년층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제품 개발하면서 세탁 코스가 세분화돼 기본 14개에서 25개로 늘어나 기존관점으로 보면 더 복잡해보일 수 있다”면서도 “간단한 UX를 만들어 실제 많은 분들이 체험해본 후 피드백을 받아보니 한번의 경험 가지고도 충분히 제어 가능하다는 의견들을 받아 중장년층 들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 허들에 있어서도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지금껏 제품의 본질적인 혁신은 많이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며 "하지만 '프로젝트프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 번째 프로젝트 프리즘을 준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기술 기반으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취향가전’ 중심으로 세 번째 제품을 개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과반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신제품을 통해 국내 건조기와 세탁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월등히 높일 것이라는 목표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