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인텔과 AMD가 긍정적인 성과로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양사는 중앙처리장치(CPU) 1~2위 업체다. 시스템반도체의 힘을 과시했다.
23일(현지시각) 인텔은 2019년 4분기 매출액 202억달러(약 23조5900억원) 영업이익 68억달러(약 7조9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8%, 9% 늘어났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은 데이터 관련 사업이 성장했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보한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고객, 주주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그룹(DCG)과 사물인터넷그룹(IoTG)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DCG는 매출액 72억달러, 영업이익 35억달러를 달성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다. 2세대 제온 CPU가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IoTG도 매출액 9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3% 상승했다.
모바일아이와 메모리사업(NSG)은 각각 매출액 2억4000만달러, 12억달러를 올렸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공급을 확대했다. 낸드플래시와 ‘옵테인’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메모리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상승을 유지했다.
PC 사업은 CPU 생산 차질을 겪었지만,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 늘었다. 10나노미터(nm) 기반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가 수익성 증대에 기여했다. 인텔은 PC용 CPU 시장의 80%를,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AMD는 분위기가 더 좋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28일(현지시각) AMD는 2019년 4분기 매출액 21억3000만달러(약 2조505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억4800만달러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라이젠 및 에픽 프로세서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향상에 성공했다”며 “고성능 컴퓨팅 로드맵에 대한 투자는 향후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7nm 공정 도입이 호재다. AMD는 7나노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AMD는 이 공정을 도입한 CPU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인텔은 10나노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출시한 상태다.
컴퓨팅 및 그래픽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해당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3억6000만달러다. 이는 2018년 4분기(1억7800만달러) 대비 2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게임용 GPU의 판매가 늘었다. 이는 7나노미터(nm) 라인업이 주도했다. 제품별 평균판매가격(ASP)도 전년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및 세미커스텀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매출이 전기대비 11% 줄었다. 에픽 프로세서 판매가 늘었지만, 다른 제품들의 판매 감소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83억달러(약 485조원)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11.9% 떨어진 수준이다.
업체별로 보면 인텔이 1위다. 지난 2017~2018년 동안 삼성전자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인텔은 서버 시장 침체,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제한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선방했다. 지난해부터 CPU 생산능력(CAPA)를 늘리기 위해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