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화웨이, 5G원칩 상용화…AP, 퀄컴 독주 깨지나

윤상호
- 양사, 통신장비 확대 바탕 통신사 진입장벽 해소…퀄컴 통합칩 출시 시점 및 가격 경쟁 ‘변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통신칩(베이스밴드칩)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매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칩을 결합한 원칩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그동안 퀄컴이 주도하던 분야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스마트폰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다. 양사의 점유율은 전체 스마트폰의 40%에 육박한다.

6일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에 따르면 양사는 4분기 각사가 직접 만든 5G 시스템온칩(SoC)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중국에 시판할 예정이다. 양사는 각사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에도 이 칩을 공급할 방침이다. 5G폰 원가절감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엑시노스980’을 공개했다. 모바일AP와 5G통신모뎀을 결합했다. 전력효율을 높이고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였다. 8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했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해 AI를 강화했다. 화웨이도 9월 ‘기린990’을 발표했다.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만들었다. 시분할(TDD) 및 주파수분할(TDD) 전체 주파수 대역을 지원한다. 듀얼코어 NPU를 갖췄다.

양사가 모바일AP와 통신칩을 결합한 SoC를 자체 제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일부 시장에만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놨을 뿐이다. 대부분 시장은 퀄컴 통신칩 또는 퀄컴 SoC가 들어간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외부 고객도 많지 않았다. 통신사가 퀄컴을 선호한 탓이다. 통신사는 통신망 연결 안정성을 우선으로 한다. 퀄컴은 2세대(3G) 이동통신부터 통신장비 업체와 협업했다. 통신칩을 변경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호환성을 확보한 통신칩을 우선했다.

분위기가 변한 것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통신장비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부터 점유율을 늘렸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가 됐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삼성전자 장비로만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5G의 경우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일본 화웨이는 중국 한국 등에서 에릭슨 노키아를 앞서거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만큼 각사가 만든 통신칩의 불안을 해소했다.

또 퀄컴의 5G 원칩 개발이 늦어진 것도 이유다. 퀄컴의 원칩은 내년 상용화가 점쳐진다. 오는 12월 첫 제품을 소개할 것으로 여겨진다. 통신사가 5G 가입자를 모으려면 저렴한 스마트폰이 많을수록 좋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양사 5G원칩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55 플랫폼보다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7820만대와 6670만대다. 양사 점유율은 39.5%다. 양사가 자체 칩 사용을 늘리는 만큼 퀄컴의 시장은 줄어든다. 타사에도 납품하면 영향은 더 커진다. 내년 5G를 주도할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 미국 일본 한국은 삼성전자 화웨이가 통신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도 특히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화웨이가 강세를 보일 경우 모바일 AP에서도 퀄컴의 영향력 축소가 예상된다. 그동안 통신칩과 연계해 모바일AP를 판매했기 때문”이라며 “전반적 부품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겐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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