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ACAP 생태계 구축하려는 자일링스…CPU·GPU 넘는다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자일링스가 적응형 컴퓨팅 가속화 플랫폼(ACAP)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간) 자일링스는 미국 팔로알토 포가티 와이너리에서 ‘이노베이션 데이’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연례행사인 ‘자일링스 개발자 포럼’(XDF)를 한 달여 앞두고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ACAP의 우수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날 이보 볼젠 자일링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무어의 법칙’을 이어가기 위한 아키텍처로 ACAP를 꼽았다. 그는 “새로운 세대를 이끌 아키텍처가 필요한 시기”이라며 “ACAP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춘 기존에 없던 아키텍처”라고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은 2년마다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 늘어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기판이 소형화되면서 기술적으로 이 법칙이 성립되기 어려운 지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ACAP를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자일링스는 지난해 XDF에서 ACAP 라인업 ‘버설’(Versal)을 공개했다. 업계 최초다. 버설은 자일링스가 4년 동안 진행한 ‘에버레스트’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대만 TSMC 7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지능형 엔진과 메모리·인터페이스 기술이 결합, 모든 애플리케이션(앱)에 이종 가속 기능을 제공한다. 자일링스의 주력 제품인 프로그래머블(FPGA)와 주문형 반도체(ASIC)를 합친 제품이다. 상황에 따라 회로 변경이 가능해 적응성이 뛰어나다.

당시 빅터 펭 최고경영자(CEO)는 “ACAP는 기존 데이터 처리 장치인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높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며 “개발자들이 맞춤형 설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부터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했다. ‘버설 인공지능(AI) 코어 시리즈’와 ‘버설 프라임 시리즈’ 등으로 제품군이 구성됐다. 버설 AI 코어는 AI 엔진을 기반으로 추론 성능을 구현한다. 클라우드, 네트워킹, 자율 기술에 최적화돼 있다. 버설 프라임은 다양한 앱에 적용할 수 있다. 커넥티비티와 인라인 가속에 최적이다.

다만 CPU, GPU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과제가 남았다. 비용과 범용성이다. 자일링스가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용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FPGA 등 여러 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센터, 5세대(5G) 이동통신 장치 등과의 호환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볼젠 CTO는 “단순히 아키텍처만 바뀐다고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며 “전통적인 방식과 다른 만큼 시스템적으로 인프라를 가꿔나가야 한다. 새로운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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