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ICO 주목하라”… 개인방송+암호화폐 ‘기프토’
- 박동휘 기프토코리아 총괄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기존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갖고 있던 문제점은 유저 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역량,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나 없나를 검증받지 못한 상태로 출발한다는 겁니다. 반면 현재 트렌드는 리버스 ICO(암호화폐공개)예요, 유저와 서비스를 보유한 회사들이 기존 사업에 토큰을 붙이는 모델입니다. 만약 네이버가 블로그에 스팀잇(블록체인 기반 SNS) 모델을 적용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엄청난 파워를 가지게 될 겁니다.”(박동휘 기프토코리아 총괄)
지난달 19일 메신저 업체 텔레그램이 ICO를 통해 8억5000만달러(약 9083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자사 고객포인트 91억달러(약 9조7251억원)을 라쿠텐 코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지난 5일 자회사 ‘카카오블록체인(가칭)’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ICO 준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ICO는 기업이나 단체가 암호화폐를 개발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작업이다. 주로 신생기업들이 아이디어와 백서를 공개해 자금을 조달했다. 반면 최근에는 자리를 잡은 기업들이 진행하는 ‘리버스 ICO'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 ‘별풍선’으로 불리는 ‘기프토’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3500만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한 개인방송 플랫폼 ‘업라이브’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기프토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박동휘 총괄<사진>은 “기프토는 리버스ICO 사례 중 혁신적인 케이스로 간주될 것” 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블록체인 쓰면 개인방송 수수료 40%->10%” = 개인방송 플랫폼은 대부분 시청자 후원 시스템과 광고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아프리카TV, 유튜브라이브 등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평균 40% 수준이다. 업라이브 역시 현행 사이버머니 ‘유다이아몬드’로 결제 시 비슷한 수수료를 받아간다. 그러나 같은 플랫폼에서 기프토로 결제하면 수수료는 10% 수준까지 줄어든다.
박동휘 총괄은 “사이버머니 관리, 수수료 정산, 결제대행 수수료 등 플랫폼을 유지하는 데는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든다”며 “그러나 이를 블록체인으로 분산화하면 상당한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애플리케이션(앱) 내부에서 결제가 이뤄질 경우 구글 등 결제대행사(PG)사가 3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기프토는 이더리움 기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방식이다. 거래 시 발생 수수료(개스)가 1% 내외다. 또 거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별도 정산 과정이 필요 없고, 정산 날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 현금화가 가능하다.
업라이브는 결제 시스템을 즉각 기프토 방식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 기존 유다이아몬드 과금 유저들이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은 두 체제를 병행한다. 향후 개인방송 진행자가 두 방식 중 장점이 많은 기프토 후원을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결제방식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박 총괄은 “저희가 가담하는 퍼센티지가 줄어들수록 생태계는 훨씬 더 건강해진다”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선물… 페이스북, 인스타까지 확장” = 기프토의 또 다른 특징은 확장성이다. 별도 플러그인이나 추가적인 기술 조치 없이 링크 주소(URL)만으로 기프토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광고 수익 위주 플랫폼 및 아프리카TV, 유튜브라이브 등 다른 개인방송 플랫폼에서도 업라이브와 같은 방식 후원이 가능하다.
박동휘 총괄은 “유튜브처럼 한 곳에 사람을 모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저희는 기프토 확장 모델을 이미 사람이 모여 있는 여러 채널에 그대로 사용하게 만드는 방식, 더 쉽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저항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기프토 자체적으로도 캠페인을 진행하겠지만, 개인 방송 진행자들이 스스로 배네핏(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팬들에게 홍보를 하게 된다”며 “요즘 말로 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절감 목적이라면 다른 암호화폐도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후원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박 총괄은 기프토가 갖고 있는 다른 중요한 매력 요소가 있다고 전했다.
박 총괄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은 화폐를 직접 주고받음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며 “업라이브는 유다이아몬드를 직접 전달할 수 없다. 이미지 형식이긴 하지만 맥주를 한잔 산다든지, 옷, 자동차 등 반드시 선물이라는 개념으로만 전달할 수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과거 싸이월드를 생각해보면 ‘도토리’라는 사이버머니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배경음악이나 월페이퍼를 선물하는 방식으로 더 많이 사용했다”며 “화폐를 주고받는 것 보다 선물은 개념이 더 문화적, 더 개인화되고 화이트데이 등 시기에 맞춘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고 기프토의 장점을 언급했다.
이런 특징은 업라이브 외 다른 채널로 확장된 모델도 똑같이 적용된다. 가치가 쪼개지지 않는 크립토 자산(선물) 방식으로 후원이 이뤄진다. 이 선물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작돼 제작자, 이동경로 등이 투명하게 나타나고 복제가 불가능하다. 지난달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 가치에 팔린 블록체인 예술품 ‘포에버로즈’ 토큰도 이와 같은 개념이다. 창작자를 후원했다는 약속을 블록체인으로 영원히 남기는 것이다.
박동휘 총괄은 “기프토는 아티스트, 창작자와 팬 사이 ‘팬덤 이코노미’에 블록체인 모델을 접목시킨 것, 이처럼 2018년은 이미 서비스를 가진 회사들이 토큰 이코노믹스를 만들 수 있느냐에 많은 고민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좋은 블록체인 기술이라도 사람들을 사용하도록 이끌지 못하면 무용지물, 이용자에게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서비스 성패가 달려있다”고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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