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포털] 검색이 결국 AI…네이버-카카오, 이유 있는 혁신 전략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혁신 전략이 인공지능(AI)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국외 업체로는 구글이 대표적이다. 올해 열린 자체 개발자 행사에서 ‘AI 퍼스트’ 개념을 꺼내놓았다.
국내에선 포털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앞 다퉈 AI 기술 개발과 기존 서비스와의 접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기업 역시 최근 행보를 보면 ‘AI 퍼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업체는 ‘빅데이터’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빅데이터는 AI 구현을 위한 필수재와도 같다. 따지고 보면 빅데이터 속에서 적절한 검색 결과를 이끌어내는 기술 자체가 AI라고 볼 수 있다. 검색이 결국 AI인 셈이다.
◆‘AI-실생활’ 접목 나선 네이버, 기술 플랫폼으로 간다=네이버는 지난해 데뷰(DEVIEW) 개발자 행사를 통해 ‘기술 플랫폼 기업’을 선언하고 AI를 접목한 실생활 서비스 중심의 발전 방향을 공개했다. 당시 자율주행 기술과 실내지도를 만드는 로봇 M1, 인공신경망번역(NMT) 기술이 적용된 파파고 등을 함께 소개했다.
네이버의 AI 연구는 이미 포털 서비스 곳곳에 적용돼 있다. 네이버 지식인, 음성검색, 네이버 클라우드, 쇼핑, 라인 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지난 2013년부터 네이버랩스를 통해 심층학습(딥러닝) 등 관련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온 결과다.
이 와중에 대중이 AI라고 체감할만한 서비스는 얼마 전 나왔다. 네이버가 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 AI 앱 ‘클로바’다.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AI 앱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말기에 선(先)탑재된 AI 음성비서와의 대결 양상이 눈길을 끈다.
클로바는 네이버 검색은 물론 내비게이션과 뮤직 등 각종 실생활 서비스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검색형 질의와 콘텐츠 추천 측면에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에 가장 근접한 답을 내놓을 AI로 꼽힌다.
올 여름 네이버의 하드웨어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AI 스피커 ‘웨이브’를 내놓을 계획이다.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단말기 ‘IVI(in-vehicle infotainment)’는 7월부터 차량공유 업체를 통해 일반에 첫 선을 보인다. 차량 내에서도 ‘네이버 로그인’을 노리는 전략이다. IVI는 음성인식이 가능한 클로바와의 협업이 이뤄진다.
네이버랩스가 연구 중인 자율주행 기술 역시 차량 자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투자 분야다. 십수년간 검색 서비스로 쌓아온 대규모 정보처리 기술과 인프라 운영 노하우가 밑바탕이 돼 빠른 속도로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IT업체 최초로 정부의 일반도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 현재 완전자율주행(레벨4)으로 가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AI 준비 ‘착착’…카카오, 7월부터 확 바뀐다=카카오는 올해 초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대표 김범수)를 설립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AI 부문을 직접 챙기면서 회사 측이 AI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김남주 연구 부문 총괄(전 자몽랩 연구 소장)을 중심으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업 중이다.
올해 사내 AI 연구개발·사업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김병학 부문장이 이끄는 AI 조직은 카카오가 기존에 보유한 음성인식, 추천, 검색, 데이터 커넥션 등 관련 기술과 인력들을 집결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의 두뇌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 개발, 파트너 협업 등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에 주력한다.
외부 협단체와의 공동 연구도 적극 전개한다. 앞서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딥러닝 연구 그룹인 초지능 연구센터를 집중 지원하기 위한 산학 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AI 원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오는 7월 3일엔 제주에서 기계학습 엔진 텐서플로우 한국사용자 모임과도 행사를 연다. 카카오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제주에서 AI 캠프를 개최해 기술 보급과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투자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한 투자도 진행한다. 케이큐브벤처스는 AI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닛(LUNIT)과 AI 기반 시스템 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 스탠다임(STANDYGM), AI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드론 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한 바 있다. 이처럼 AI 관련 유망 기업을 찾아 투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오는 7월 독자적인 AI 플랫폼과 전용 앱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적용한 카카오 서비스 및 스마트 기기를 차례를 선보인다. 3분기 내 전용 AI 스피커를 포함해 가정,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 제작 및 보급에 나선다.
카카오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 국민이 연결된 카카오톡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도 가졌다. 택시·대리운전 호출과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다음 포털을 통한 정보 검색은 기본이다. 올 하반기 AI기반 ‘만능 플랫폼’의 탄생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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