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덕분에 웃은 플렉시블 OLED…최대 수혜자는 삼성?
내년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올해 대비 13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가칭 아이폰8)에 OLED를 채택하면서 성장발판을 마련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1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플렉시블 디스프레이 마켓 트랙커’를 인용해 내년 플렉시블 OLED 출하량이 1억3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OLED를 채용할 것으로 확정지으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리라는 전망은 손쉽게 가능하다. 문제는 수량이다. IHS마킷은 전망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지는 않았으나 “제한된 생산능력으로 인해 소수의 고객만 주문량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준에서 플렉시블 OLED를 제대로 양산해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고 봐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라인에서 월 10만5000장 수준으로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이 정도 물량이라면 화면크기에 따라 탄력적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가령 4.7인치라면 4억대, 5.5인치는 2억8000만대, 9.7인치의 경우 8300만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신형 아이폰의 화면크기가 최종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5.5인치로 간다면 충분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2억대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따라서 삼성전자 신형 갤럭시나 갤럭시노트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증산의 필요성이 나온다. A3 라인의 추가 투자도 내년에 한 번에 이뤄지지 않고 순차적으로 속도조절이 이뤄질 수 있다. 더구나 A2 라인의 기존 물량을 5.5세대로 바꿀 경우 16만장을 뽑아낼 수 있게 되는데 플렉시블이 아닌 리지드(Rigid) OLED를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는 내년 이후의 애플의 스마트폰 라인업 예상에서 최상위 기종은 플렉시블 OLED, 중저가 라인업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와 모델을 분리해서 사용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리지드 OLED를 채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플렉시블을 넘어서서 폴더블까지 진화할 수 있다면 ‘프리미엄→폴더블·중저가→플렉시블·보급형→리지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IHS마킷은 내년 플렉시블 OLED가 전체 OLED 패널 출하량의 2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15억대 가량이고 애플과 삼성전자의 출하량(각각 2억대, 3억대 수준)을 고려해보면 나름대로 합당한 수치라고 봐야 한다. 올해와 비슷한 선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되면 플렉시블 OLED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한편 IHS마킷은 전체 플렉시블 OLED 출하량의 76%가 스마트폰에 쓰였으며 태블릿이나 PC, 자동차 등에는 오는 2023년까지 본격적인 대중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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