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TV 안테나 내장?…삼성·LG “기술적으로 어렵다”
- 지상파 방송사, 시청자 선택권 확대 위해 탑재 주장
- 방통위, 내장 의무화 규제 바람직하지 않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UHDTV에 지상파 수신 안테나 탑재를 놓고 방송사와 가전 제조사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 및 시청자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안테나 탑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기술적 어려움 및 디자인 등을 이유로 단기간내 안테나 탑재는 어려운 것으로 보았다.
10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시청자 중심의 지상파 UHD 방송 수신환경 조성’ 토론회에서 지상파 방송 3사는 지상파UHD 방송 안착을 위해서는 TV 수상기 내 안테나를 탑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희경 한림대 한림ICT정책 연구센터 연구교수는 “UHDTV 시대에는 공시청 설비의 작동 여부와 고나계없이 수신 안테나가 내장된 TV를 통해 양방향 서비스까지 제곧받을 수 있다”며 “디지털TV의 경우 기술적으로 안테나를 내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상파 UHD는 출력이 좋아 방송의 실내 수신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삼모 SBS 차장은 안테나 미탑재에 대해 “TV를 파는데 스피커는 따로 사서 이용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송신망 구축이 어느정도 되면 집안내 어디에서든 무료로 UHD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기훈 MBC 차장도 “인위적이던 자연적이던 음영지역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수혜를 봐야 한다”며 “무조건 안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안테나를 탑재하고 발생하는 문제는 단계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임중곤 KBS 팀장은 “UHDTV를 구입한 고객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300~400만원짜리 고가 TV를 샀는데 안테나가 달려있지 않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TV 제조사들은 기술적 난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안테나 탑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동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선행개발팀 수석은 “연간 5000만대의 TV를 판매하지만 내장 안테나가 들어가 있는 TV는 없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콘크리트 건물이 많기 때문에 특성상 지상파 방송신호를 수신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석은 “가옥 구조상 방송신호 세기가 10분의 1또는 100분의 1까지 떨어지는데다 대부분 벽면쪽에 TV를 놓기 때문에 안테나 구성이 어렵다”며 “가전사가 제품을 판매할 때 실내 수신이 가능하다고 판매하게 될텐데 실제로는 집안 어느 장소에서나 방송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아날로그 방송의 경우 전파 세기가 약하더라도 방송 화면이 끊기지 않았지만 디지털의 경우 전파세기가 일정수준 이하가 되면 아예 화면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홍성룡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연구위원도 “우리 회사는 TV 안테나 관점에서 꽤 오래전부터 연구해왔고 기능이 만족할 만한 상황이 된다면 마케팅 포인트로 잡으려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송주파수 특성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홍 연구위원은 “700MHz 대역에서 계속 UHD 방송이 이뤄진다면 그 대역에만 집중해 개발할 수 있겠지만 주파수 이용이 그렇지 않다”며 “내장형 말고 별도의 박스나 다른 형태로는 지속적으로 안테나 수신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내장형으로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낙준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 과장은 UHDTV에 안테나를 내장한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수신율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고 과장은 “수신환경 측면에서 방통위 책임이 크고 제도개선부터 홍보까지 많은 역할을 해야 했지만 미흡했다”면서도 “하지만 지상파 수신환경이 좋아진다고 직접수신율이 올라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채널 때문에 유료방송을 보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안테나 내장은 제조사가 필요에 따라 할 수는 있겠지만 의무화를 할 경우 규제가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정부가 이 문제를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하기에는 아직 레퍼런스가 부족한 만큼,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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