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취 IOEC’?…데이터센터-국산 컴퓨팅 업계 협력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민간 데이터센터들의 협의체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산하 데이터센터장 협의회와 국산 컴퓨팅 업계가 “서로를 알아가자”며 상생 협력식을 가졌다. 마치 중국의 ‘탈 외산’ 전략인 ‘취(去) IOEC’ 전략과 유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중국 IT시장의 경우 ‘취 IOEC’ 바람이 최근 국가적인 이슈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취 IOEC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 처음 언급한 것으로 IBM(I), 오라클(O), EMC(E), 시스코(C)등 독점적인 위치에 있는 글로벌 IT 기업을 제거한다(去)는 의미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스마트 데이터센터 & 스마트 컴퓨팅 컨퍼런스 2014’에서는 미래부 산하 ITSA 데이터센터장협의회와 한국컴퓨팅산업협회 간 ‘스마트 컴퓨팅 상생 및 데이터센터 안전운영 선언식’이 이뤄졌다.
이번 선언식에서는 산업 연관도가 높은 데이터센터 산업과 컴퓨팅 장비산업 간의 정보교류 강화 및 데이터센터 업계의 국산 장비 활용 확대, 컴퓨팅 장비 산업계의 R&D 추진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이날 데이터센터장협의회 대표인 한화S&C 정석열 상무는 “데이터센터장협의회는 정부의 ICT 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에 협력해 국산 컴퓨팅 장비 활용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한국컴퓨팅산업협회 소속 글루시스 박성순 대표는 “데이터센터 산업계의 국산 장비 활용 확대 노력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고품질 컴퓨팅 장비 개발 및 신뢰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선언식의 핵심은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계가 서버, 스토리지 등 국산 컴퓨팅 장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서도 국산 서버나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장비의 도입율은 미비하다. 화웨이, 인스퍼 등 중국 장비 업체들이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자국 제품 채택으로 성장했다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올초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국산 서버, 스토리지 등을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추가 지정해 달라고 신청한 바 있으나, 안정성과 사후서비스(AS), 외산제품 유통업체들의 피해 등의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 관계자는 “당장 데이터센터에서 국산 장비를 도입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해 알아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컨퍼런스에서 양점옥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실장은 ‘국산 컴퓨팅 장비 도입 및 운영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사실상 외산 제품의 라이선스 분쟁 때문에 국산 장비 등을 사용하게 됐다”며 “실제 국산 제품을 써보니 성능 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성능 상의 문제보다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나 유지보수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발주자 입장에서는 국산 장비 업체들이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이나 구축사례, 적극적인 지원 서비스 등을 어필하는 것이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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