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앞둔 삼성판 가전, 미래를 앞당기는 중추적 역할 기대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고도 성장기인 1970년대 이후 가전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 등과 함께 효자산업으로 손꼽혀왔지만 전면에 나서기보다 묵묵하게,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가전산업은 일상생활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당장 TV와 세탁기, 냉장고가 없다면 생활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인원에 있어서도 약 7만5000명으로 전체 제조업 고용의 2.8%를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명목가격 기준 가전산업의 생산액은 23조9000억원에 달했다. 부가가치로는 8조3000억원으로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의 1.7%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줄어드는 수익성으로 인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TV는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고 생활가전은 성장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분야 모두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한 상태라 언제까지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전산업 전반에 걸친 ‘티핑포인트(어떤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폭발적으로 번지는 순간)’ 발굴에 공을 들여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기능이다.
◆콘텐츠 확보, 스마트TV 사용성 강화=그 동안 TV는 화면크기와 해상도 위주의 트렌드 변화가 이어졌다. 지금도 이런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표적인 것이 울트라(UHD)와 50인치 이상 대형 TV이다. 이후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바통을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스마트TV는 조금 어중간한 입장이다.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스마트 TV도 급속도로 대중화를 이뤘지만 사용률에 있어서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TV를 구매한 국내 소비자 가운데 인터넷 검색 및 소셜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비중은 0.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TV 환경에서 스마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근본적인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이젠 운영체제(OS)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 도입도 예정되어 있지만 UHD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콘텐츠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UHD 콘텐츠 수급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폭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영화사와 제휴해 UHD 영화·다큐멘터리 등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담은 ‘UHD 비디오팩’도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스마트TV의 스마트허브 사용자 환경(UI) 내 멀티미디어 패널에서 ‘UHD 비디오팩’ 추가 콘텐츠를 계속해서 내려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주력=생활가전에서의 준비도 순조롭다. TV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역할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탄탄한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바로 ‘삼성 스마트홈’이다. 삼성 스마트홈은 TV, 생활가전, IT·모바일 기기를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독자적인 표준 연결 규격(SHP, Smart Home Protocol)을 개발, 삼성의 모든 스마트홈 대상 제품에 적용한다.
삼성 스마트홈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성이다. 일단 삼성테크윈, 삼성SDS, 에스원 등 관계사와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 관련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업체도 생태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연결 규격을 개방할 계획이다.
보안도 고려됐다.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제품 사이 또는 제품과 서버 사이에 암호화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 화면을 터치하거나 가전제품과 대화를 나누듯 문자채팅으로 간단히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음성인식도 추가해 사용자 편의성도 강화한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사장)은 “과거 10여년 동안 있었던 스마트홈 산업의 변화보다 앞으로 2~3년 안에 펼쳐질 변화와 혁신이 훨씬 빠를 것”이라며 “삼성 스마트홈 생태계에 차여하는 기업들과 고객 가치의 증대라는 한 방향으로 움직여 스마트홈의 미래를 현실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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