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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1조원어치 팔았다"…美 CEO들, 1분기 자사주 대규모 매도

조윤정 기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 AP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 AP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를 전후로 미국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이 지난 1분기 뉴욕 증시 폭락 이전에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장 많은 주식을 매도한 인물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였다. 그는 자신의 자선재단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ZI) 등을 통해 110만주, 약 7억3300만달러(약 1조386억원)규모의 주식을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매각했다.

당시 메타 주가는 6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며 2월 14일에는 736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30% 이상 하락하며 저커버그의 순자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현재 자산은 1780억달러(약 252조2260억원)으로, 연초 대비 약 800억달러(약 113조3600억원) 감소했다.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또한 올해 3월부터 만료 예정이던 스톡옵션을 활용해 약 380만주를 매도하며 7억500만달러(약 9989억원)를 현금화했다. 오라클 주가는 당시 18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었으며, 이후 28% 하락했다. 매각 이후에도 캐츠 CEO는 약 24억달러(약 3조4008억원)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의 회장 겸 CEO도 지난 2월 회사 주식 약 86만주를 매도하며 총 2억3300만달러(약 30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그가 거의 1년 만에 다시 진행한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이후 4월에도 추가 매각을 진행하며 올해 누적 매도액은 2억5000만달러(약 3542억5000만원)를 넘었다.

한편, 지난해 1분기 총 4700여 명의 회사 관계자가 약 281억달러(약 39조8205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했던 데 비해, 올해 1분기에는 매도자 수가 줄고 총액도 약 155억달러(약 21조957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매도액의 대부분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2월에만 아마존 주식 약 85억달러(약 12조453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정보통신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 발표가 시장에 충격을 주기 전에 미국 CEO들이 전략적으로 주식을 고점에서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저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저커버그와 다이먼 CEO 등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이 정해진 거래 계획(10b5-1)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매각 시점이 주가 고점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도덕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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