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법 통과 여론에 ‘열탕냉탕’…11월 이통번호이동, 주도권 누가?
- KT, 9개월만에 SKT 가입자 유치 성공…SKT, 두 달 연속 5만명 이상 이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1월 이동통신시장 경쟁 결과가 나왔다. 초반 대학수학능력시험 전후로 뜨거웠던 시장은 후반 급랭됐다. 정부의 규제와 제조사가 국회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안 처리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11월 경쟁 결과는 올 한 해 추세와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SK텔레콤 가입자가 KT 가입자 이탈보다 많다는 것뿐이다. 결국 경쟁은 KT가 주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75만149명이다. 전월대비 24.2% 전년동월대비 1.6% 줄었다. 이달 중순 이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일평균 2만4000명을 초과했던 것에 비해 적다.
이달은 수능 특수를 노린 3사 경쟁이 치열했다. 제조사도 상당액의 장려금을 풀었다. 하지만 방통위가 엄벌 의지를 표명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단말기 유통법 필요성을 내세우자 제조사가 한 발 빠졌다. 통신사도 월말로 접어들며 숫자 조절을 했다.
수능발 보조금 대란에 대해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를,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을 주도자로 꼽았다. 월말 결과는 SK텔레콤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나왔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가장 많다. KT는 지난 2월 SK텔레콤 영업정지 이후 9개월 만에 SK텔레콤 가입자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추세는 그대로지만 규모가 줄었다. KT가 이익을 보지는 못했지만 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2005년 1월 번호이동제도 전면 허용 이후 처음(순차 영업정지 제외)으로 두 달 연속 가입자가 5만명 이상 빠져나갔다. KT로 897명, LG유플러스로 2만3598명,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으로 2만9785명이 떠나 총 5만3280명 줄었다. KT는 SK텔레콤에서는 이익을 봤지만 LG유플러스와 알뜰폰에서 손해를 봤다. 총 2만2512명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에 8668명을 내줬지만 SK텔레콤에서 워낙 많은 이를 유치해 총 2만2027명 증가했다. 알뜰폰은 3사에서 모두 가입자를 빼앗아 총 5만3765명 늘었다.
한편 12월 시장은 유동적이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는 과열의 방통위 제재는 냉각의 원인이다. 전통적으로 12월은 이동통신 최대 성수기 중 하나다. 방통위는 이달 중 지난 10월 시장 과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방통위 이경재 위원장 등 정부는 그동안 엄정한 처벌을 강조해왔다. SK텔레콤의 전술도 주목된다. 이대로 가입자 이탈을 감수할지 공세로 전환할지다. 5만명 이상 가입자를 잃는 상황은 전체 가입자나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이다. 다만 공격에 나설 경우 시장 과열 주도사업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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