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013 OECD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 평균 가계통신비 지출액은 148.39달러로 OECD 회원국 중 3위다. 2년전 조사에서는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동통신비 지출만 놓고 보면 한국은 115.5달러로 가장 많다. 국내에서 통계청이 조사하는 가구당 월 평균 통신비 지출액 역시 계속해서 상승세다. 통신비 부담이 크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것이다.
그렇다면 가계통신비 지출이 많다는 것은 요금이 비싸다는 의미일까?
이동통신 업계는 가계통신비 수준이 높은 것에 대해 많은 사용량,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및 비싼 단말가격, 단말기의 짧은 교체주기 등을 가계통신비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지출금액을 나타내는 명목금액 기준의 가계통신비 비중은 2003년 6.98%에서 지난해에는 5.92%로 하락했다. 반면, 이용량을 나타내는 실질금액 기준 가계통신비 비중은 5.3%에서 6.56%로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통신업계는 \"가계통신비 증가 원인이 통신요금의 상승이 아닌 통신사용량 증가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순수한 통신요금 수준 역시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낮은 편에 속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요금(음성)은 사용량별로 5~22위(시장환율 기준) 수준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싸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데이터를 포함한 요금 순위 역시 6~14위로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요금 비교를 우리나라 환경에 맞춰 조사한 코리아인덱스나 일본 총무성의 요금비교 결과도 다르지 않다.
주요 국가 11개를 조사한 코리아인덱스에 따르면 시장환율로는 1~2위, PPP 환율로는 3~5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쿄, 뉴욕 등 7개 도시의 1위 사업자를 대상으로 요금을 비교한 총무성 조사에서도 시장환율 2위, PPP 환율 기준으로 3위였다.
즉, 가계통신비 수준이 높다는 것이 통신요금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가계통신비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통신요금 보다는 단말기 비용 및 이용량 증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가계통신비에는 순수한 통신서비스에 대한 비용 이외에 단말 구매비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음성 중심의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단말기 할부금 규모 역시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번호이동률, 단말기 교체 1위 국가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구매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2008년과 2012년 가계통신비를 명목금액과 실질금액, 소비자물가지수 변동을 함께 고려해 비교해 보면, 통신요금은 5.2% 하락했음에도 불구, 통신이용량이 19.9%나 증가하며 가계통신비가 13.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 보급확대로 통계청의 가계통신비 중 단말 구매비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통신서비스 비용은 2008년에 비해 10.8% 증가한 반면, 통신장비(단말기)는 166.4%나 증가했다. 가계통신비와 통신사 요금고지서상 단말 구매 비용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감안할 때 단말기 구매 부담액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수준이 높다는 의미가 통신요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단말기 구매비용 증가, 무제한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통한 이용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절대적인 통신요금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