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이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신규 코어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최근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개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ARM은 새로운 아키텍처로 해당 시장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1일 ARM은 신규 코어 아키텍처인 ARMv8-R을 공개했다. R 시리즈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코어다. 기존 제품인 ARMv7 코어텍스 R4, R5, R7 시리즈는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모바일 기기의 모뎀 프로세서 등에 탑재된 바 있다.
ARMv8 버전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탑재되는 코어텍스 A 시리즈(A53, A57)가 이미 공개된 상태다. A 시리즈의 경우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했지만 R 시리즈는 32비트 지원을 고수한다.
이날 ARM이 발표한 ARMv8-R 시리즈는 종전 버전인 ARMv7-R을 개량했다. ‘하이퍼바이저 모드’(일종의 하드웨어 가상화)를 지원해 여러 운영체제(OS)와 응용 프로그램, 대기 작업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통합 및 재활용이 가능한 하이퍼바이저 모드의 지원으로 제품 출시 시간 및 개발 비용을 절감할 있다는 것이 ARM의 설명이다.
또한 개선된 메모리 보호 체계, 향상된 이미지 신호 프로세싱을 위한 ARM 네온 어드밴스드 SIMD 작동 명령, 프로그램 코드나 데이터의 손상을 감지하는 용도의 CRC 같은 ARMv8-A 아키텍처 인스트럭션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동일한 프로세서에 가상 메모리(Virtual Memory)와 보호 메모리(Protected Memory) 시스템을 동시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메모리를 관리해야 하는 리눅스 같은 범용 OS가 실시간 OS와 통합될 수 있다는 의미다. ARMv8-R 코어를 사용한 MCU는 모터 제어와 같은 실시간 OS의 작업 처리와 함께 그래픽 관리 및 네트워킹 기능을 위한 리눅스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린힐즈 소프트웨어의 데이비드 클라이더마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실시간 OS와 범용 OS 를 동시에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비약적인 발전”이라며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중점을 맞춘 차세대 전자 제품은 보다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그린힐즈 소프트웨어의 인티그리티(Integrity), 멘토그래픽스의 뉴클리어스(Nucleus), e-SOL의 T-커널(T-Kernel)을 포함한 다수의 실시간OS(RTOS)가 ARMv8-R 아키텍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OS와 ARMv8-R 기반 하드웨어가 결합하면 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 ISO26262, IEC 61508과 같은 차량, 산업기기 분야의 안전 및 상호 운용성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ARM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