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인텔 클로버트레일+, 코어텍스 A7 대비 성능 떨어져”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은 자사 코어텍스 A7 아키텍처를 채용한 시스템온칩(SoC)의 성능이 인텔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클로버트레일+)와 동등하면서도 전력소모량은 낮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10일 미디어 테크 브리핑 행사차 방한한 이안 스마이스 ARM 프로세서 부문 마케팅 이사는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비교 대상은 인텔 클로버트레일+가 탑재된 레노버 K900 스마트폰과 ARM 코어텍스 A7 기반 칩을 탑재한 TCL의 S950이었다. ARM은 인기 상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구동한 뒤 각 스마트폰의 성능과 전력소모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A7칩의 성능은 클로버트레일+와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평균 전력소모량은 인텔칩의 40% 수준으로 낮았다.
스마이스 이사는 “A7은 저전력에 특화된 아키텍처지만 성능 면에서도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동등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A7칩은 아톰 대비 전력소모량도 현저히 적고 저렴하기까지 하다”고 자사 기술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텔은 PC용 x86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모바일 분야에선 후발주자다. 그러나 아톰 프로세서의 저전력화를 이루면서 조금씩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고객사로 꼽히는 삼성전자에 아톰 프로세서의 첫 공급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번 벤치마크에 활용된 클로버트레일+ 아톰 프로세서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갤럭시탭3 10.1에 탑재되고 있다.
인텔은 클로버트레일+의 후속작으로 22나노 3D 핀펫(FinFET) 제조 공정과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적용해 성능은 높이고 전력소모량은 낮춘 신규 아톰 프로세서(스마트폰용 메리필드, 태블릿용 베이트레일)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ARM은 자사 빅리틀(big.LITTLE) 설계 구조의 궁극 진화형인 ‘멀티프로세싱(MP)’과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코어텍스 A50 시리즈로 시장 수성에 나선다. 빅리틀은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큰 작업(빅, A57)’은 고성능 코어가, 적게 사용하는 ‘작은 작업(리틀, A53)’은 저전력 코어가 연산을 하는 구조다. 초기 빅리틀 SoC는 고성능 혹은 저전력 코어가 한묶음(클러스터 단위)씩 작동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작은 코어 1개, 혹은 크고 작은 코어를 모두 돌릴 수 있는 MP 기술이 상용화돼 성능과 전력 효율성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ARM 측은 설명했다.
이날 스마이스 이사는 삼성전자 엑시노스5 옥타 5420에서 구현되는 MP 기능을 시연해보이기도 했다. 전력 소모가 적은 작업에선 작은 코어 한 두개가,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에선 크고 작은 코어 8개가 모두 작동했다. 그는 “빅리틀의 궁극 진화형인 MP가 상용화되면 최고 성능 구현은 물론 배터리 지속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텔 실버몬트 칩이 나오는 대로 성능 비교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자사 코어텍스 A 시리즈와 모바일 그래픽처리장치(GPU) ‘말리’가 동시에 연산을 진행하는 혼합기종시스템아키텍처(HSA)의 기술 개발 및 개발자 생태계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HSA에 대응하는 애플리케이션 숫자가 많아질 경우 칩 시장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데니스 로우딕 ARM 미디어 프로세싱 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말리 GPU의 누적 출하 대수는 1억5200만대로 2011년 대비 204%나 증가했다”며 “올해 누적 출하량 전망치는 3억5000만대~4억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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