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새 유통 격전지 ‘강동’…대형마트·다이소·이케아 몰린 까닭은

왕진화 기자
지난 17일 그랜드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나란히 붙어 있다.
지난 17일 그랜드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나란히 붙어 있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신규 출점 지역인 서울 강동구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지난해 상반기 롯데의 ‘타임빌라스 수원’과 신세계프라퍼티의 ‘스타필드 수원’이 그랜드 오픈해 유통 격전지로 지목됐던 수원이 겹쳐 보이는 대목이다. 강동구는 신도시는 물론, 오피스 복합 상권이 밀집돼 블루오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18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에 신규 출점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배후 상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보다 3개월 일찍 오픈한 롯데마트 천호점 경우 반경 2㎞ 이내 약 17만 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입주가 시작돼 시장의 성장성 또한 높게 평가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천호점 오픈을 통해 서울시 강동구 오프라인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지난 1월16일 천호역 인근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4538㎡(1374평) 규모로 오픈했다. 이는 지난 2019년 8월30일 롯데마트 롯데몰 수지점에 이어 6년 만에 신규 출점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치열한 강동 상권을 사로잡고자 천호점을 그로서리 본질에 집중한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선보였다.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신선과 즉석 조리 식품을 필두로 한 그로서리 상품과 특화 매장으로 채웠으며 테넌트(임대) 공간없이 직영 매장으로만 구성해 그로서리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17일 서울 이케아 강동점에서 열린 오픈식.
17일 서울 이케아 강동점에서 열린 오픈식.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영 제너레이션’ 흡수에 유리한 고점 선점…왜?=먼저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위치한 상업·업무·문화 복합 시설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의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옆엔 다이소가, 1층에는 이케아 강동점이 함께 개점했다.

특히 이케아 강동점의 오픈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4년 광명점을 통해 한국 시장에 뛰어든 이케아가 서울에 매장을 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영업장 면적은 2만5000㎡(약 7563평) 규모로, 다른 유통업체들과 나란히 경쟁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같은 건물엔 ▲CJ CGV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벅스 ▲올리브영 ▲LG전자 ▲일룸 ▲서점 아크앤북(ARC·N·BOOK) ▲피트니스 센터 ‘초이스바이반트’ 등이 함께 자리해 영 제너레이션(젊은 세대) 발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해당 점포들 모두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 사이 인기 복합 쇼핑몰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델리에 특화된 ‘정통 푸드마켓’ 콘셉트로 깃발을 꽂았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으로 새롭게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한 지역 상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이마트가 수요층을 빠르게 흡수하기 좋은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입주가 이어지고 있음은 물론, 주변 대중교통도 발달되고 있어 배후 상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진일 이마트 MD혁신 담당(상무)은 “2~3년 후 지하철이 들어오고 JYP 사옥이 이전할 예정”이라며 “같은 건물에 입주한 이케아 강동점에 20·30대 젊은 고객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고덕에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천호점. [ⓒ롯데마트]
롯데마트 천호점. [ⓒ롯데마트]

◆신규 점포로 강동구서 맞붙은 롯데마트…천호점 특징은?=롯데마트 천호점은 대형마트의 강점 요소인 그로서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철저한 상권 맞춤형 매장 구성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16일 오픈한 이후, 4월16일까지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의 경우 롯데마트의 2000평대 미만 28개점 평균 매출보다 30% 이상 높고, 객수는 25% 이상 많았다.

30대와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근접 상권에 맞춰 즉석 조리 식품과 간편식 상품군을 특화 매장으로 꾸린 점이 주효했다. 27m 길이로 자리잡은 ‘롱 델리 로드’에는 일반 매장보다 50% 더 많은 즉석조리 상품을 갖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롱 델리 로드란 ▲요리하다 키친 ▲요리하다 스시 ▲요리하다 그릴 ▲풍미소로 구성된 그랑그로서리 점포만의 먹거리 특화 코너다. 이로 인해 천호점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 구성비는 전 점 평균의 2배에 달한다.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설루션(Daily Meal Solution)’도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해당 특화 매장에서는 일반 매장보다 70% 이상 많은 약 500여개 품목의 냉동 간편식 상품을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30여종의 단독 상품도 운영한다. 천호점의 냉동식품 매출은 롯데마트에서 최상위권을 기록이다.

조미대용식 특화 매장 ‘글로벌 퀴진(Global Cuisine)’은 세계 각국의 정통 소스를 비롯해 카레, 향미유, 향신료 등 일반 매장과 비교해 2배 수준인 총 700여개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특화 매장의 효과로 천호점의 글로벌 소스 매출은 롯데마트의 평균의 약 3배에 달한다.

더불어 천호점은 1인 가구 수요에 맞춰 과일과 곡류 매장에서 소용량 상품을 일반 매장 대비 30% 이상 운영 중이다. 특히, 곡류 매장은 ▲저당 현미 ▲고단백 잡곡 ▲파로 혼합곡 등 웰니스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2023년 8월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을 연 홈플러스는 두 대형마트보다 가장 먼저 강동구 상권에 자릴 잡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 2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선보인 바 있으며, 현재 33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모두 식료품 특화 브랜드를 앞세워, 온라인을 선호하는 1인 가구 및 영 제너레이션을 타깃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보다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 신규 점포를 서울 강동구에서 내세운 만큼, 이곳에서 받게 될 세 대형마트의 성적표가 기대를 모으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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