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차기 스마트폰 SoC에 파워VR GPU 내장… ARM과 한판 경쟁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이 내년 선보일 스마트폰용 아톰 프로세서에 영국 이매지네이션의 고성능 모바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다. 이매지네이션의 모바일 GPU는 그간 애플 ‘A’ 시리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고정적으로 탑재되며 성능을 검증받은 제품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내년 출시될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메리필드)에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6시리즈 GPU를 탑재한다. 메리필드는 ‘실버몬트’ 설계구조(아키텍처)와 22나노 3D 핀펫(FinFET, 인텔 기술명 3D 트라이게이트) 제조 공정이 적용되는 인텔의 차세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다.
인텔은 올해 출시한 태블릿용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클로버트레일+)에 이매지네이션의 GPU를 처음 채용했다. 클로버트레일+는 삼성전자 갤럭시탭3 10.1에 탑재된 프로세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차세대 태블릿용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베이트레일)에는 자사 Gen7 GPU를, 스마트폰용 메리필드에는 이매지네이션 GPU를 탑재한다”라며 “이매지네이션의 GPU가 고성능인데다 저전력 특성까지 갖추고 있어 이를 원하는 고객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인텔은 메리필드를 통해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 제품에 적용된 실버몬트 아키텍처는 비순차적(Out of Order) 명령 실행, 데이터 병목 현상을 없애는 패브릭 아키텍처, 예측 연산을 지원하는 매크로 오퍼레이션, 코어당 작업량을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인텔리전트 버스트 2.0 등으로 저전력, 고성능이 기대된다. 인텔 측에 따르면 메리필드의 성능은 종전 아톰칩 대비 최대 3배 높고, 전력소모량은 5분의 1로 낮다.
인텔 메리필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첫 공개될 전망이다.
◆이매지네이션 vs. ARM 모바일 GPU 경쟁=인텔 아톰 프로세서는 레노버 등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 업체들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아톰 프로세서에 파워VR 시리즈가 탑재된다면 이매지네이션의 모바일 GPU 점유율 수성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매지네이션은 전 세계 모바일 GPU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모바일 GPU 시장에서 이매지네이션은 46.5%의 점유율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매지네이션의 뒤를 잇는 업체는 모바일 GPU 업체는 퀄컴(26.4%), ARM(12.9%), 비반떼(9.8%) 등이다.
퀄컴은 2008년 AMD의 모바일 GPU 사업을 인수하고 ‘아드레노’ GPU를 개발, 자사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시리즈에만 탑재하고 있다. 퀄컴은 타 업체에 자사 설계자산(IP)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이매지네이션의 최대 경쟁 상대는 사실상 ARM이다.
ARM은 자사 프로세서 코어와 ‘말리’ GPU를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모바일 GPU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사이먼 시거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말리 GPU를 탑재한 기기가 3억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목표가 실현된다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GPU 시장에서 ARM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도 자사 GPU IP를 타사에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도입키로 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이매지네이션이 점유율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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