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출하량 기준 세계 2위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인 대만 미디어텍이 ARM 빅리틀(big.LITTLE) 설계 구조를 적용한 태블릿용 AP를 선보인다.
미디어텍은 신제품이 복수의 크고 작은 코어를 자유자재로 꺼내 사용할 수 있다며 ‘진정한 이기종(heterogeneous) 멀티 프로세싱’을 실현한 최초의 AP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미디어텍의 신형 AP가 동일한 빅리틀 설계 구조의 삼성전자 엑시노스5 옥타(5410)보다 진보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미디어텍은 태블릿용 AP MT8135를 출시했다. MT8135에는 코어텍스-A15(빅코어)와 코어텍스-A7(리틀코어)를 각각 2개씩, 총 4개의 코어가 내장된다. GPU는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시리즈6이 탑재됐다. 무선랜, 블루투스 4.0, GPS 및 FM 기능 등 4-in-1 커넥티비티 기능이 내장됐고 멀티미디어 콘테츠를 공유할 수 있는 미라캐스트도 지원된다.
미디어텍은 MT8135에 첨단 스케줄러 알고리듬을 적용, 운영체제(OS) 위에서 수행되는 소프트웨어가 4개의 크고 작은 프로세서 코어에 모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빅리틀 설계에서 큰 코어 혹은 작은 코어에 작업을 할당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진보한 ‘멀티프로세싱(MP)’ 방식을 뜻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상용화한 최초의 빅리틀 AP 엑시노스5 옥타 5410은 큰 코어 4개 혹은 작은 코어 4개를 개별적으로 돌리는 ‘클러스터 마이그레이션’ 방식이 적용돼 있다.
클러스터 마이그레이션 방식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구현이 쉽지만, 일부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이 작은 코어에서 수행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일어날 수 있어 ‘최대 효율’을 달성하긴 힘들다는 평가도 있었다. 큰 코어와 작은 코어의 전환 시 지연시간이 길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도체 전문 분석업체인 더 린리 그룹의 선임 연구원인 마이크 뎀러는 “MT8135는 멀티프로세싱이 적용된 최초의 ARM 빅리틀 프로세서”라며 “최적화된 멀티코어 접근 방법은 보다 높은 전력 효율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첸 미디어텍 홈엔터테인먼트 사업 총괄 매니저는 “MT8135는 성능 희생 없이 에너지를 적게 먹는 멀티코어 프로세싱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디어텍은 3480만대의 스마트폰용 모바일 AP를 출하, 15%의 점유율로 퀄컴에 이은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삼성전자는 2230만대 출하량으로 업계 4위). 미디어텍은 중국 등 성장 시장의 스마트폰 업체를 적극 공략해 이 같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태블릿 AP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디어텍이 지난해 출시한 코어텍스-A7 기반 쿼드코어 태블릿용 AP인 MT6589는 이미 150개의 제품이 탑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저전력 코어텍스-A7 코어 8개를 탑재한 스마트폰용 AP MT6592를 선보이고 (삼성전자를 비꼬듯)“이것이 바로 진짜 옥타코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AP 사업이 자사(무선사업부) 소화 물량으로 급속 성장했지만, 미디어텍과 퀄컴처럼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으로 고객군을 확대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