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두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부족 영향으로 D램 가격은 내년까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엘피다 인수를 완료한 마이크론의 이익 확대 추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13년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 28억4300만달러, 영업이익 2억700만달러, 순이익 17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38.9%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44.8%,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마이크론의 2013 회계연도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억3600만달러, 11억9000만달러로 연간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마이크론은 2012 회계연도에 6억1800만달러의 영업적자와 10억3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4분기 마이크론의 순이익에는 엘피다 인수에 따른 영업외 이익(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14억840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
마이크론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덕분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올랐고, 올초부터 시작된 D램 가격 상승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4분기 마이크론의 D램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42%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5% 상승해 매출도 50%나 확대됐다. 엘피다 인수 효과가 컸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엘피다와 그 자회사 렉스칩 인수 작업을 완료한 바 있다. 4분기 마이크론의 회계 장부에 반영된 엘피다의 실적은 8월 한 달이었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분기부터는 엘피다의 D램 판매 실적이 마이크론의 회계에 온전히 반영된다”며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화재로 인한 D램 공급 부족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마이크론의 이익 확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경쟁사(SK하이닉스)의 공장 화재 등 여러 영향으로 향후 1년간 D램 웨이퍼 투입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급량이 줄었다고 우리의 생산 전환 계획을 변경하진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마이크론은 현재 싱가포르 D램 공장을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업계의 D램 공급량 감소 심화를 예고하는 것이다.